[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경기 직전까지 출전을 장담할 수 없었다.
울버햄튼은 25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6라운드 홈 경기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울버햄튼은 11승 5무 10패 승점 39점으로 프리미어리그 8위까지 올라갔다. 셰필드는 3승 4무 19패 승점 13점에 그치며 프리미어리그 꼴찌에 머물렀다.
황희찬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평소처럼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최전방에 두고 페드로 네투, 파블로 사라비아, 라얀 아이트-누리, 고메스, 마리오 레미나, 넬송 세메두, 토티, 크레이그 도슨, 막시밀리안 킬먼, 조제 사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경기 시작 전에 우려스러운 장면이 나왔다. 황희찬이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진 것. 울버햄튼 의료진이 달려가 황희찬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갑작스런 결장까지도 가능한 분위기였다. 다행히 황희찬은 이상 없이 예정대로 선발 출전했고 8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건강을 찾은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 득점포를 다시 가동할지 관심거리였다. 황희찬의 마지막 프리미어리그 득점은 지난해 12월 브렌트포드전에서의 멀티골이다. 이후 아시안컵을 다녀오느라 개점 휴업 상태였다. 복귀전이던 토트넘전에서 침묵한 만큼 홈팬들 앞에서 다시 뛰는 이번 경기에 기대감을 높였다.
더구나 이번 상대 셰필드는 경기 전까지 25경기를 치르는 동안 3승에 머물러 있는 최하위 팀이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최다 실점 팀(65골)이다. 수비 라인에 분명한 허점이 있는 셰필드라 결정력이 좋은 황희찬이 활약하기에 적합했다.
다만 울버햄튼은 황희찬의 공격 파트너였던 마테우스 쿠냐가 햄스트링을 다쳐 전력에 이탈했다. 황희찬이 대표팀 차출로 빠진 사이 첼시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총 9골로 득점력을 뽐냈던 쿠냐였기에 공백은 크다. 토트넘전처럼 황희찬이 최전방에서 움직이며 이를 메워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품었다.
이날 황희찬은 셰필드를 상대로도 특유의 장점을 보여주려 했다. 저돌성이 장점인 황희찬답게 전반 9분 킬먼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 깊숙하게 파고드는 드리블을 선보였다. 상대 센터백과 어깨 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전진하는 힘이 대단했다. 비록 위협적인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황희찬의 경기 전 부상 우려는 날릴 만한 움직임이었다.
가벼운 몸놀림을 과시한 황희찬과 함께 울버햄튼이 초반부터 공세를 폈다. 황희찬이 오른쪽을 휘저었다. 그러자 네투가 왼쪽을 파고들면서 셰필드를 괴롭혔다. 윙백 아이트-누리는 왼쪽에서 얼리 크로스로 문전에 자주 붙여줘 위협을 가했다. 울버햄튼의 공격을 잘 막던 셰필드는 15분 오른쪽 윙백 보글이 과감한 돌파로 울버햄튼 문전까지 파고 들었으나 아이트-누리에게 막혔다.
공수가 전환된 순간 황희찬이 변속 기어가 됐다.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볼을 잡아준 뒤 건넨 패스로 울버햄튼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황희찬의 패스로 역습이 진행됐고, 세메두의 크로스를 르미나가 슈팅까지 이어갔지만 아쉽게 수비 몸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사라비아의 헤더가 나왔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위기를 넘긴 셰필드도 점차 올라왔다. 전반 18분에는 득점 기회를 잡기도 했다. 스로인이 문전으로 향했고 브루스터가 왼발과 오른발 모두 사용해 두 차례 슈팅을 시도했는데 모두 가로막혔다. 셰필드도 자신감이 붙었는지 전반 23분 골키퍼부터 시작된 롱패스에 이어 브루스터에게 단독 찬스가 주어졌다.
브루스터에게 속도가 붙자 단숨에 사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브루스터의 마지막 슈팅이 부정확했다. 관중석 높이 올라갔다. 브루스터의 돌진을 끝까지 쫓아와 견제한 토티의 수비가 효과를 봤다.
셰필드가 계속 울버햄튼의 뒷공간을 파고 들었다. 전반 28분 또 후방을 허물어뜨렸고, 이번에는 맥카티가 하프라인 부근에서부터 드리블을 시도했다. 문전까지 잘 치고 들어갔는데 슈팅에 힘이 실리지 않아 사 골키퍼가 어려움 없이 잡아냈다.
한동안 수세에 몰렸던 울버햄튼은 주저앉지 않았다. 선굵은 한방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전반 30분 아이트-누리가 왼쪽에서 자주 시도하던 얼리 크로스를 문전에서 사라비아가 헤더로 마무리해 1-0을 만들었다. 기선을 잡은 울버햄튼은 35분 네투가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 욕심을 내기도 했다. 슈팅은 날카로웠지만 크로스바를 벗어났다.
좋던 분위기가 실점으로 기울어지자 셰필드는 자멸했다. 팀 내분이 일어난 것. 전반 36분 소우자와 로빈슨이 서로를 탓하면서 크게 충돌했다. 말로 조언을 건넨 수준을 넘어 어깨를 부딪히고 얼굴을 향해 주먹질까지 했다. 상대팀 선수들끼리 벌인 충돌에 오히려 황희찬이 다가가 소우자를 떨쳐내면서 싸움을 말리기도 했다.
셰필드의 현 상황을 잘 보여준 대목이다. 영국 언론 ‘BBC’도 소우자와 로빈슨의 충돌에 “최하위 팀인 셰필드가 얼마나 침체되어 있는지 이런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장면이 잘 보여준다. 크리스 와일더 감독이 더 당황한 것 같다”라고 할 정도였다.
같은 팀끼리 그라운드에서 무력을 보여도 충분히 징계를 내릴 수 있다. 비디오 판독(VAR)도 이들의 상황이 얼마나 폭력적이었나 살폈다. 카드가 나올 수도 있었지만 셰필드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 잘 넘어갔다.
어수선한 가운데 울버햄튼이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에도 양상은 비슷했다. 울버햄튼이 공격하는 시간이 긴 가운데 셰필드의 역습이 꽤 날카로웠다. 울버햄튼 공세에 황희찬도 조금씩 거들었다. 후반 13분 상대 수비 3명을 달고 왼쪽 깊숙하게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울버햄튼이 올라오면서 셰필드도 브루스터에게 계속 기회가 생겼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아다. 후반 14분에도 브루스터의 슈팅이 사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울버햄튼에게도 추가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20분 세메두가 센스있게 뒤로 내준 볼을 사라비아가 달려들어 왼발로 감아찼다. 임팩트는 좋았지만 골대를 살짝 빗겨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셰필드도 울버햄튼이 달아나지 못하자 공격에 매진했는데 마무리 크로스나 슈팅이 세밀하지 않아 자주 기회를 무산시켰다.
울버햄튼은 후반 25분 아찔한 상황을 맞이할 뻔했다. 코너킥이 상대 골키퍼에게 향하면서 허무하게 공격권을 내줬다. 이후 골키퍼의 롱패스로 셰필드가 역습 기회를 잡았고, 이를 막으려 세메두가 고의적인 파울을 했다. 레드 카드가 주어져도 이상할 게 없던 장면이라 셰필드 선수들이 주심을 둘러싸고 퇴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경고로 끝나면서 울버햄튼은 퇴장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그러나 울버햄튼은 수세에 계속 몰렸다. 후반 28분 브루스터를 막는 과정에서 위험 지역의 프리킥을 헌납하기도 했다.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이라 위기를 감지한 울버햄튼은 황희찬이 수비벽 아래 드러누우면서 슈팅 코스를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
울버햄튼이 공격을 포기하는 장면도 나왔다. 후반 30분 셰필드의 소우자가 공중볼을 경합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왼쪽 종아리에 근육 경련을 호소했다. 이를 본 셰필드의 골키퍼가 밖으로 공을 걷어낸다는 게 제대로 맞지 않아 사이드 라인을 넘지 않았다. 볼을 잡은 사라비아는 충분히 공격을 진행해도 됐으나 매너 있게 밖으로 공을 내보냈다. 셰필드 선수들이 다가가 박수를 건네며 고마움을 표했다.
리드를 계속 유지하던 울버햄튼은 후반 40분 황희찬을 교체로 뺐다. 황희찬은 장-리크너 벨레그라드와 교체돼 85분의 출전으로 이번 경기를 마무리했다. 비록 황희찬이 아시안컵 복귀 후 득점포 가동을 뒤로 미뤘지만 워밍업 도중 통증을 호소해 걱정을 안겼던 것에 비해서는 다행히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다만 황희찬을 향한 평가는 아쉬움이 따랐다. 축구 통계 사이트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날 황희찬은 86분 동안 총 26번의 볼 터치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84%(16/19)였다. 공중 경합에서는 50%의 성공률(2/4)을 보여주기도 했다.
공격수임에도 슈팅 시도가 없었기에 최전방 공격수에게 기대했던 득점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그래선지 6.6점의 평점으로 팀 내 최하를 기록했다. 또 다른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서도 황희찬은 선발 출전 선수 중 가장 낮은 6.2점의 평점을 기록했다.
울버햄튼은 직전 라운드에서 토트넘 홋스퍼를 제압했다. 황희찬과 손흥민이 나란히 선발 출전해 코리안 더비로 펼쳐졌다. 대표팀 핵심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 가운에 황희찬이 웃었다. 울버햄튼이 주앙 고메스의 멀티골에 힘입어 토트넘을 2-1로 따돌렸다. 이날 승리로 울버햄튼은 공식전 원정 6경기 연속 무패의 행진을 달리는 특색을 자랑했다.
황희찬은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으나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뛰며 몸상태 우려를 날렸다. 황희찬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내내 허벅지가 불편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도 페널티킥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의 4강 진출을 도왔다. 울버햄튼에 돌아와서도 브렌트포드와 24라운드를 쉬면서 걱정이 따랐다.
그러나 황희찬은 토트넘을 맞아 88분을 소화했고, 한 차례씩 슈팅 시도와 드리블 돌파를 보여주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경기 초반 찾아왔던 득점 기회를 놓친 게 옥에 티였지만 황희찬은 변함없이 울버햄튼의 최전방을 맡을 역량을 잘 보여줬다.
종아리 근육이 불편했고 심리적으로도 아시안컵 우승을 놓친 상처가 너무 컸던 황희찬이다. 게리 오닐 감독은 토트넘전을 앞두고 “황희찬과 대화를 나눴다. 황희찬이 아시안컵이라는 큰 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브렌트포드전에는 나설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토트넘전에는 뛸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황희찬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선수기 때문에, 그가 다시 돌아와서 정말 기쁘다”라며 충분한 심리적 회복 후 뛰도록 조치했음을 전했다.
대신 “황희찬을 골대 앞으로 전진시켜 득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 팬들과 함께 또 한 번의 아름다운 기억이 될 수 있길 바란다”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중앙에서 토트넘 수비 균열에 노력했던 황희찬이다. 경기 시작부터 강하게 토트넘 왼쪽 측면을 압박했다. 페드로 포로 부상으로 대신 선발로 나선 에메르송 로얄을 흔들기 위해서다. 지난 4경기 중 3경기 연속 뛰지 못했고 그나마 뛴 1경기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도 2분 출전이 전부였다.
경기 감각이 올라오기 전에 공간을 깨는 움직임으로 호흡을 트이지 않게 하려는 전략의 황희찬이었다. 움직임이 좋았던 황희찬은 5분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넬송 세메두의 슈팅을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가 걷어냈고 절묘하게도 황희찬 바로 앞에 떨어졌다. 오른발로 슈팅한 것이 그만 하늘로 향했다. 조금만 침착했다면 골을 넣을 각도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계속 전방을 휘저으며 기회 창출에 애썼던 황희찬이다. 23분에는 역습에서 롱패스를 받으려고 했지만, 말 그대로 볼이 길었다. 28분에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침투하며 볼을 잡았다. 비카리오가 골지역 앞으로 약간 나와 있어 슈팅 시도도 가능했지만, 한 번 접은 뒤 동료에게 내주는 선택을 했다. 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도 이타적인 황희찬을 볼 수 있었다.
여유를 조금 더 얻은 황희찬이다. 42분 파블로 사라비아의 코너킥을 주앙 고메스가 자유로운 상황에서 머리로 받아 넣었다. 1-0으로 앞서며 전반을 끝내 한결 편했다.
후반 시작 후 데얀 클루세프스키의 개인기에 무너지며 실점한 울버햄턴이다. 황희찬은 전략을 바꿨다. 기본적으로 판 더 펜이 공중볼을 다 소유했기 때문에 뒷공간을 계속 파며 볼이 잘라 나오기를 기대했다.
팀 전략에도 명확하게 따랐다. 세트피스와 역습을 통해 공격 기회 창출로 득점하겠다는 의도가 확실했다. 황희찬은 시발점, 연결 고리 역할로 골 욕심을 줄였다. 역습 시에는 열심히 볼 소유자의 반대 공간으로 뛰어갔다.
고메스의 멀티골로 2-1로 다시 앞선 31분에는 역습의 출발점이 되는 패스를 네투에게 정확히 넣어줬다. 토트넘 수비가 어렵게 걷어내는 바람에 골이 되지 못했지만, 자기 역할은 충실하게 해냈다. 이후 43분 부바카르 트라오레와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울버햄턴 원정 팬들의 박수는 자동 발사였다.
결국 전략은 성공했다. 2-1 승리, 황희찬은 벤치에서 나와 기쁨을 만끽했고 동료들에과 원정 팬 앞으로 다가가 박수를 치며 자축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황희찬은 “빅클럽을 상대로 멋있는 경기장에서 나온 완벽한 경기력이었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서 “저희가 이길 수 있어 너무 기쁘고 자신감을 얻게 된 경기였다. 아직 몸 상태는 100%가 아니고 이번 주에 훈련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결과가 너무 좋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서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게리 오닐 감독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울버햄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훌렌 로페테기 감독과 결별한 뒤, 시즌 시작과 함께 오닐 감독을 선임했다. 갑작스럽게 팀을 맡았지만, 오닐 감독은 빠르게 팀을 만들고 있었다.
황희찬은 “감독님이 시즌 초반에 합류하셨는데 팀을 잘 만들어주신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 맞는 부분이 있다. 선수들이 감독님의 전술에 잘 적응했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과의 코리안 더비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황희찬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와 코리안 더비를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또한 많은 한국 팬이 경기장에 오셨기에 더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골을 넣진 못했지만, 열심히 하는 좋은 모습들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경기를 보러 와주신 분들과 한국에서 경기를 지켜봐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황희찬은 울버햄턴이 유럽 클럽대항전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 “당연히 가능하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팀이다. 진출을 위해선 나부터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런 결과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최근 계속해서 좋은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팀 전체적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럽 클럽대항전 진출권 마지노선은 7위다. 현재 8위 울버햄튼과 7위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의 승점 차이는 단 1점. 유럽 클럽대항전 티켓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손흥민도 경기 후 황희찬은 칭찬했다. 이날은 울버햄턴 황희찬과의 올 시즌 두 번째 코리안 더비였다. 한국인 관중만 4천 명 넘게 찾았다고 한다. 두 명 모두 골은 없었지만, 승패는 갈렸다. 경기 종료 후 선수대기실 복도에 앉아 대화 나누고 셀카도 찍으며 서로 경기를 복기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너무 아쉬우면서도 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황)희찬 선수도 정말 좋은 경기 해줬고 많은 축구 팬들께 즐거움을 드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아쉬운 경기였다. 희찬 선수에게는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며 동생이 가져간 승리를 인정했다.
팬들의 사랑에도 고맙다며 “이렇게 많은 한국 팬이 경기장에 오신 적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많이 오셨다. 홈에서 이기지 못해 조금은 아쉬운 모습을 보여드려 너무 죄송할 따름이다. 정말 이런 성원을 받아서 너무나 감사하다”라며 놀라워했다.
손흥민은 “잘 준비된 팀이 결국에는 승리를 거둬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지만, 또 패배를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늘 말하는 것이라며 “패배 뒤에 숨지 말고 패배를 또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는 게 남자로서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이 선수들이 잘 받아들여서 정말 몇 경기 안 남았다. 잘 마무리하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시즌 후반부로 향하는 상황에서 이길 경기는 꼭 이겨야 한다고 답했다.
끝으로 진지한 표정을 보인 손흥민은 “또 한 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축구 선수가 이런 지지(서포트)를 받을 수 있는지 정말 너무나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날인 것 같다. 축구하기를 정말 잘했고 이렇게 많은 국민과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정말 사랑해 주시는, 선수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이렇게 행복한 축구를 하고 있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실망시켜드리지 않게 정말 노력할 것이고 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 웃게 해드리고 싶다”라며 마음을 다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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