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전문가 전망…’검증된 자원’ 채운 전북, 다시 양강으로
이정효호 광주엔 낙관-비관론 갈려…서울은 ‘김기동·린가드 효과’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4시즌 프로축구 K리그1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전북 현대가 위용을 되찾아 울산 HD와 ‘2강 체제’를 다시 꾸릴 것이라 내다본다.
착실한 보강을 통해 우승권 전력으로 돌아온 전북과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의 ‘현대가(家)’ 우승 경쟁에 다른 팀이 도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시즌 구단 사상 1부리그 최고 순위인 3위에 오르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최초로 출전하는 광주FC의 예상 성적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의 ‘여파’를 맞은 승격팀 김천상무의 고전도 예상됐다. 김천에 합류가 예정됐던 대어급 선수들이 대거 병역 혜택을 받아 각자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 승강제 이후 최악의 성적 낸 전북, 다시 울산과 자웅
2013년 승강제 실시 후 한 번도 3위 아래로 내려간 적 없던 전북은 지난 시즌 무관에 더해 ‘4위’라는 아픔을 받아들이고 비시즌 절치부심했다.
티아고, 에르난데스, 김태환, 권창훈, 이영재 등 K리그에서 검증된 자원을 대거 영입한 전북은 2024년 첫 공식전인 포항 스틸러스와 2023-2024 ACL 16강전에서 1, 2차전 합계 3-1로 앞서며 가뿐히 8강에 올랐다.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은 “전북은 워낙 검증된 선수를 많이 영입했다. 지난 시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 같다”며 “특히 득점력 자체가 많이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액면가 전력’ 측면에서는 분명히 다시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됐다”며 “일반론적으로 보면 울산과 ‘2강’이 된 게 맞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최저 실점(35골)을 이룬 전북은 빈공에 울었다. 45골에 그쳐 상위 네 팀 가운데 득점이 가장 낮았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전북과 맞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이 해외팀의 주목을 받은 주축 선수들을 잘 지킨 점을 짚었다.
그는 “울산은 2년 연속 우승한 전력을 유지했다”면서 “이적 시장을 굉장히 잘 보낸 전북이 울산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은 세르비아 명가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설이 불거진 설영우를 잡았다. 중동팀의 관심을 받던 베테랑 센터백 김영권도 새 시즌 울산의 후방을 지킨다.
지난 시즌 도중 박용우(알아인)가 이탈한 후 약점으로 꼽히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도 고승범을 데려와 채웠다.
◇ ACL 병행하는 이정효호 광주…서울은 김기동·린가드 효과 볼까
박 위원은 양강 구도를 위협할 후보로 역대 최고 경력의 외국 선수 제시 린가드가 합류한 서울과 함께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를 언급했다.
박 위원은 “지난 시즌도 선수단만 봤을 때 광주는 상위권으로 갈 팀은 아니었다. 감독의 능력이 발휘됐던 것”이라며 “이번 시즌에도 이정효 감독이 버티고 있다. 분명히 감독 효과가 나온다”고 내다봤다.
지난 시즌 광주는 팀 연봉 순위에서 꼴찌(59억5천67만6천원)였다. 1위 전북(198억767만7천원)의 ⅓에도 못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2023시즌을 마치고 핵심 미드필더로 중용된 이순민을 대전하나시티즌으로 보냈고, 리그 정상급 센터백으로 활약한 티모 례츠셰흐트까지(등록명 티모)중국 청두 룽청으로 떠났다.
이런 측면에 주목한 김대길 해설위원은 “광주는 울산, 전북 등 돈을 쓰는 구단과 비교해 투입하는 재정에서 격차가 매우 크다. 과연 지난 시즌처럼 선전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와 프로의 세계에서는 투자가 더 이뤄져야 성과도 나오는 게 일반론”이라고 덧붙였다.
한 위원도 ‘신중론’을 펼쳤다. 그는 “광주는 잘 짜인 전술적 체계가 있는 팀이라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약팀으로 전락하지는 않겠으나 지난 시즌만큼 기대하는 건 어렵다”고 밝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에서 200경기를 넘게 뛴 린가드가 합류한 서울도 사령탑의 지도력에 기대를 건다.
지난 시즌 포항에서 리그 준우승과 대한축구협회컵(FA컵, 현 코리아컵) 우승을 견인한 김기동 감독을 데려온 서울을 두고 박 위원은 “멤버만 보면 확실한 팀”이라고 평가했다.
박 위원은 “팔로세비치, 일류첸코 등 외국 선수들이 다 포항 시절 잘했다. 김기동 감독이 다 아는 선수들”이라며 “시너지가 폭발한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을 유력한 상위권 후보로 언급한 김 위원 역시 “린가드 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선수의 몸 상태를 어디까지 끌어올리는지에 시즌 전망이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 아시안게임 ‘여파’ 닥친 김천…김학범호 제주는 다크호스
올 시즌에는 전북, 울산, 서울, 광주 등 우승 후보로 꼽히거나 특별한 관심을 받은 곳을 제외한 대부분 팀이 중위권으로 묶인다.
‘두툼한 중위권’ 판도를 예상한 김 위원은 “대부분 시즌 상·중·하를 구분할 수 있었지만 올 시즌 경계가 흐릿하다. 전북, 울산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평준화된 인상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김학범 감독이 새로 선임된 제주 유나이티드가 다크호스로 지목됐다.
김 위원은 “몇 년간 투자 면에서 울산, 전북을 따라가는 팀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 (나머지 팀들은) 지도자의 역량이 특히 중요해졌다. 제주의 김학범 감독은 현역 지도자 중 가장 내공이 깊으니 주목해볼 만하다”고 짚었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지난 시즌 극적으로 K리그2 우승하고 승격한 김천이 고전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봤다.
지난해 6월 2023년 2차 국군체육특기병 합격자를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김천이 막강 전력을 꾸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백승호(버밍엄 시티), 설영우, 엄원상(울산), 송민규(전북) 등이 일제히 병역 혜택을 받아 합류가 불발됐다.
박 위원은 “군 팀 특성상 변수가 워낙 많다”며 “시즌 도중 선수단이 확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부와 달리 1부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 없이 싸우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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