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심혜진 기자] 문동주(21)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가세했다. 존재 자체로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주인공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이다.
지난해 문동주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문동주는 아쉬운 첫 해를 보냈지만 23경기 118⅔이닝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꿰찼다.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한화 소속 선수의 신인왕 수상이었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APBC 준우승에 기여했다.
올해도 외국인 원투 펀치에 이은 3선발을 맡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류현진이 왔다. 4선발로 밀리지만 문동주는 싱글벙글이다.
류현진은 한화의 상징인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괴물 투수’로 불렸다. 데뷔 첫해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를 거머쥐며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그 해 신인왕과 MVP를 동시 석권하는 기염도 토했다. KBO리그 통산 190경기 1269이닝 98승 52패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냈다.
류현진에게 한국 무대는 좁았다. 2013년 미국으로 향했다.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 무대에서 활약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토론토와 4년 계약이 끝난 류현진은 미국 잔류와 국내 복귀 사이에서 고민하다 한화행을 택했다.
지난 22일 8년 총액 170억원의 KBO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공식적으로 한화 복귀가 확정됐다.
류현진은 계약 다음 날 바로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했다. 그리고 45구의 불펜 피칭까지 소화했다. 쉴 틈 없는 일정이었다.
대선배의 합류는 문동주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보통 2년차 징크스가 찾아온다. 문동주가 이를 모르지 않는다.
분명 시행착오를 겪을 터.
문동주는 “선배님의 모든 걸 다 가져오고 싶은데 그건 너무 큰 욕심인 것 같다”고 웃은 뒤 “선배님의 행동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메시지일 것 같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의문이 들 때가 있는게 그럴 때 선배님께 여쭤볼 수 있게 됐다. 진짜 특급 과외다. 이런 과외를 받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영광스럽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거듭 영광스러움을 전했다. 문동주는 “아주 어릴 때부터 ‘류현진’이란 이름을 정말 자주 들었다. 그런 전설적인 선배님과 같이 선발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무척 영광이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문동주에게 조언할 부분에 대해 “구속은 나보다 빠르니 조언해 줄 것이 없다”고 너스레를 떤 뒤 “경기 운영 부분, 멘탈적인 면에 대해 말해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를 들은 문동주는 “그 팁 덕분에 내 야구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선배님의 팁이 내게 얼마만큼의 가치가 될지 모르지만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그런 팁을 들으려면 내가 먼저 선배님께 다가가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선배님과 대화해 본 경험이 별로 없어 얼른 친해지려 한다. 빨리 다가갈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이미 친분도 쌓았다. 지난해 연말 한화 2군 코치의 결혼식에서 만났다. 이후에 같이 식사를 했다.
문동주는 “선배님께서 말을 해주셨다. 좋은 식당에서 비싼 소고기를 먹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처음 하는 것이다(웃음)’며 자랑을 하기도 했다.
문동주는 류현진의 뒤를 받치다보면 좋은 성적을 이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그는 “앞에 좋은 본보기가 있으면 동기부여가 된다. 선배님들이 좋은 경기를 하면 나도 열심히 그 뒤를 따라가려 할 것이다. 현진 선배님이 먼저 압도적인 결과를 내시면 나도 선배님을 따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면서 “앞 등판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했거나 팀이 연패 중이면 부담감이 커진다. 하지만 내 앞 선발 투수가 잘 던지면 부담감은 준다. 나 역시 잘해야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커진다. 나는 류현진 선배님 뒤만 잘 받치면 될 것 같다”고 힘 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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