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새로운 A대표팀 사령탑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를 이어간다.
축구협회는 “제2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2차 회의는 언론에 경과 보고 없이 비공개로 진행한다.
축구협회는 지난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부족한 경기 내용에 따른 결과다. 이후 새 감독을 뽑기 위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재편했다. 전력강화위는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을 물색하고 조언하는 기구다.
이를 위해 마이클 뮐러 위원장의 후임으로 정해성 대회위원장을 선임했다. 정 위원장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와 2010 남아공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에 대표팀 코치로 기여했다.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 감독을 지냈고, 지난해부터 축구협회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승부조작 기습 사면 당시 이사진이 대폭 물갈이되는 상황에서도 유임됐다.
새로운 전력강화위는 정 위원장을 비롯해 고정운 김포FC 감독, 윤정환 강원FC 감독, 윤덕여 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이미연 문경상무 감독, 박주호 해설위원, 송명원 전 광주FC 수석코치, 이상기 QMIT 대표(전 축구선수), 이영진 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박성배 숭실대 감독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지난 21일 첫 회의를 통해 차기 사령탑에 대한 기본 골자로 전술, 육성, 명분, 경력, 소통, 리더십, 인적 시스템, 성적을 낼 능력 등 총 8가지의 선임 기준을 밝혔다. 최종 발표 시기도 내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 3~4차전을 고려해 늦어도 3월 초로 잡았다.
보름 안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려는 의도를 밝히면서 외국인 감독보다 국내파 지도자에 무게가 실린다. 아시안컵 실패 이후 선수단 내분도 알려지면서 선수단 장악 및 소통에 있어 한국인 지도자가 더 용이하다는 분석에 점수를 주는 모양새다.
정 위원장은 “위원회에서는 국내파, 해외파 등 다 열어 놓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라고 하면서도 “외국인이 된다면 시기적으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최대한 본인이 파악하는 시간을 제공 하겠다. 국내 감독은 현직은 문제가 없다. 쉬고 계신 감독도 선수 파악은 되어 있으리라 본다”라고 말해 다른 출발점을 암시했다.
실제로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후부터 홍명보 울산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등 이름이 오르내린 배경을 봤을 때 정해진 결말로 가는 과정을 밟는 게 아니냐는 씁쓸함을 남긴다.
정 위원장은 “이번 감독을 선임할 때는 거수로 결정하거나 외부의 압력에 의해 하는 건 없다고 새 위원들에게 분명히 말씀드렸다. ‘가서 앉아만 있다 오면 위원은 안 하겠다”는 분도 계셨다”고 공정하게 선임 작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1차 회의에서는 큰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새로운 감독에게 요구할 게임 모델에 대해 “새로 선임되는 감독의 능력과 성향에 따를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안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2차 회의에서는 보다 자세한 전술 역량을 평가하고 구체적인 후보 리스트가 작성될 전망이다.
한편 축구협회는 감독 선임을 마칠 때까지 과정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2차 전력강화위 개최를 알리면서 “2차 회의부터는 스케치, 결과브리핑, 보도자료 등의 미디어 업무가 비공개로 진행된다. 향후 회의 일정은 미리 공지하나 최종 결과가 도출되는 경우에만 각 차수별 회의내용 경과보고를 포함한 발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축구팬들은 프로세스 없이 최고 결정권자의 선택으로 이뤄진 클린스만호의 실패를 보며 축구의 방향성에 맞는 감독 선임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이번에도 투명한 과정 공개 없이 결과부터 발표하고 보겠다는 안일한 생각이 엿보여 씁쓸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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