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의 후임이 국내 감독이 될 것이라는 소문에 여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0일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새 감독 선임을 위한 새로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했다.
전력강화위원장 자리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조하며 국제축구연맹(FIFA)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정해성 대회위원장이 선임됐다. 여기에 더해 고정운(김포FC 감독), 박성배(숭실대 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강원FC 감독), 이미연(문경상무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전 축구선수),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등의 새로운 인물들이 전력강화위원회에 속하게 됐다.
곧바로 전력강화위원회는 정몽규 회장과 함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을 물색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서 지난 16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작년 3월 한국의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재택근무 논란과 특색 없는 전술 능력을 선보였다. 결국 한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을 넘지 못하며 4강에서 탈락했다.
이제 전력강화위원회는 정 위원장을 중심으로 ‘새 감독 찾기’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벌써부터 후임 감독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모두 국내 감독이다.
주인공은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비롯해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등이다. 여기에 더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던 황선홍 감독도 있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축구 팬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김기동 감독, 김학범 감독은 당장 다음 달 초에 시작되는 K리그1 개막을 앞두고 있다. 리그 개막을 앞두고 이 중 한 명을 선임하는 것은 그 팀에 대한 도의를 저버리는 행위다. 겨울 전지훈련 동안 감독의 지도하에 시즌 준비를 했는데, 개막 직전 감독을 빼간다면 그 팀은 쑥대밭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감독을 뺏긴 해당 팀을 넘어 K리그1 전체를 경시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게다가 국내 감독 선임은 정 회장이 언급한 프로세스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정 회장은 16일에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은 파울루 벤투 감독과 마찬가지로 감독 선임에 대한 정당한 프로세스를 거쳤다”라고 언급했던 바가 있다.
한국은 오는 3월 21일과 26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앞두고 있다. 국내 감독 선임은 그저 이날 경기만을 위한 다급한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감독들은 외국인 감독에 비해 선임 과정이 덜 복잡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감독이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표팀 내 기강 확립이다. 한국은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을 앞두고 팀 내분이 발생했다. 여러모로 팀 분위기가 좋지 않기에 축구협회는 카리스마 있는 한국인 감독을 통해 분위기를 확실히 잡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팬들은 축구협회의 의견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 감독만이 분위기를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저 말이 잘 통하고, 말을 잘 듣는 감독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여기에 더해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참사가 재발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축구협회는 2011년 조광래 감독과 결별한 뒤, 전북 현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최강희 감독을 무리하게 선임했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에 가지 않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내비쳤다. 하지만 결국 축구협회의 끈질긴 설득 끝에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고, 최강희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시 전북으로 돌아갈 것이라 밝혔다.
결국 최강희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후임으로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당시 대표팀의 지휘봉은 독이 든 성배였다. 홍명보 감독은 고작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월드컵을 준비해야 했다. 대표팀에 자신의 색을 입히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협회의 무리한 감독 선임은 결국 최악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렇기에 국내 감독 선임에 대한 여론은 아직 싸늘한 상황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