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2024년 들어 가장 치명적인 공격수는 라스무스 호일룬(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호일룬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새 역사를 작성했다. 지난 19일 열린 루턴 타운과의 2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멀티골을 폭발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2-1 승리를 안겼다.
득점 장면이 감각적이었다. 호일룬은 경기 시작 30초 만에 드리블 돌파 이후 왼발 슈팅으로 루턴 타운의 골망을 흔들었고, 6분 뒤에는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슈팅에 가슴으로 방향을 바꾸는 번뜩임을 보여줬다.
이날 득점으로 호일룬은 프리미어리그 6경기 연속골 행진을 내달렸다. 지난해 연말 아스톤 빌라전에서 뒤늦게 터진 리그 데뷔골을 시작으로 토트넘 홋스퍼전(1골 1도움), 울버햄튼 원더러스전(1골 1도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1골), 빌라전(1골)에 이어 루턴전까지 쉴 새 없이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감기로 결장했던 노팅엄 포레스트전을 제외하고 보여준 무서운 골 행진으로 호일룬은 프리미어리그 최연소 6경기 연속골 주인공이 됐다. 더불어 에릭 칸토나, 루드 반 니스텔루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리그 6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4명으로 자리잡았다.
호일룬은 전반기만 해도 실패한 투자로 손꼽혔다. 지난해 여름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찾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03년생으로 아직 빅클럽 증명을 하지 못한 호일룬에게 7,200만 파운드(약 1,212억 원)의 이적료를 쏟아부었다.
처음 영입이 알려졌을 때는 반신반의했다. 호일룬은 아직 약관의 나이로 020년 덴마크 코펜하겐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유망주다. 이후 오스트리아 스투름 그라츠, 이탈리아 아탈란타 등을 거치며 어린 나이에도 다양한 리그를 소화했다지만 빅클럽의 최전방을 맡을 무게감인지 의구심을 품었다.
더구나 개인 기록도 프로 데뷔 후 총 87경기에서 27골을 넣었고, 지난 시즌 아탈란타에서만 10골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아무리 유망주가 오름세일 때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고 해도 호일룬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함께 성장하는 길을 택했다. 호일룬과 장기 계약을 체결한 존 머터프 디렉터는 “이 연령대 선수들 중 최고 수준의 기술과 체력을 보유했다. 텐 하흐 감독은 회이룬의 발전을 도울 것이다. 잠재력을 발휘할 시간을 충분히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기까지 호일룬은 기대이하였다. 연계 플레이와 움직임을 다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기대했던 결정력이 나오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신고가 늦어졌다. 실패로 가닥이 잡히던 때 빌라를 상대로 첫 골을 넣었고 지금은 매 경기 득점을 기대할 공격수가 됐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호일룬의 장점이다. 이런 배경에는 배우려는 자세가 한몫한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호일룬이 확 달라진 데 로빈 반 페르시의 조언이 있었다. 반 페르시는 네덜란드 레전드 스트라이커로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통해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던 공격수였다.
아스널 소속으로 명성을 갖춘 반 페르시는 우승을 위해 2012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과 우승을 차지하며 염원을 이뤘다. 지금도 반 페르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최근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지도자 라이센스 과정의 일환으로 친정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호일룬은 반 페르시와 일대일 대화를 하려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30분가량 대면하며 여러 노하우를 얻으려고 했다. 반 페르시도 인상 깊었는지 리오 퍼디난드에게 “호일룬은 많이 배우려는 선수다. 질문이 상당히 많았다”며 “겸손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래의 좋은 징조”라고 느낀 바를 말하기도 했다.
호일룬은 반 페르시와 만난 뒤 확실히 달라졌다. 최근 6경기 연속골 외에도 슈팅 정확도가 90%에 달하며 이중 64%의 득점 전환율을 자랑하고 있다. 한층 자신감이 더해진 호일룬은 “초반에 득점하지 못할 때 짜증이 많이 났었다. 스스로는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늘 생각했다. 계속해서 팀을 돕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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