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던 스티브 브루스 전 뉴캐슬 유나이티드 감독이 한국 감독직에 관심을 드러내 화제다.
영국 미러는 20일(한국시간) 보도에서 “브루스 감독이 차기 한국 감독이 되는 데에 관심이 있으며, 감독직을 수행하기 위해 해외(영국 밖)로 떠나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루스와 가까운 소식통은 미러와 인터뷰에서 “브루스는 한국으로부터 관심을 알고 있으며 (한국 감독직은) 확실히 매력적인 포지션”이라고 미러에 밝혔다.
선수 시절 센터백이었던 브루스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로 축구계에 알려져 있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309경기에 출전했다. 이후 버밍엄 시티를 거쳐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 은퇴했다.
브루스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탄탄대로를 걸었다. 1998년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뒤 위건 애슬래틱, 크리스탈 팰리스, 버밍엄시티, 선덜랜드, 헐시티, 애스턴빌라 등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브루스 감독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지휘하다가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사우디 아라비아 국부펀드(PIF)로부터 인수되면서 800만 파운드 위약금을 받고 계약을 상호해지했다. 2022년 2월 챔피언십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감독으로 임명됐다가 6위였던 팀이 22위로 떨어지자 경질당했다.
브루스 감독에겐 한국 이외 다른 옵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브루스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 몇몇 구단 리스트에서 상위권에 있다. 이에 따라 몇 주 동안 (그 구단들과)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브루스 감독은 감독직으로 돌아가고 싶다. 해외 팀 감독을 자신의 경력에서 좋은 다음 단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정몽규 회장은 “논의 끝에 대표팀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경쟁력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근무 태도 등 감독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경질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회장은 “앞으로 개선되기 어렵다는 의견으로 정리 됐다.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꾸려 가기 위해 바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리고 위원장을 선임 하겠다”라고 전했다.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태국과 홈 앤드 어웨이로 펼치는 연전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대한 빠르게 사령탑을 선임하겠다는 대한축구협회의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축구단 운영규정에 따르면 대표팀 사령탑은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이사회가 선임한다. 대한축구협회는 마이클 뮐러(독일) 전력강화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위원을 교체,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축구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후임으로 국내파를 선임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전·현직 K리그 감독들과 과거 대표팀을 이끈 경험이 있는 감독들이 물망에 오른 가운데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 등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대표 감독 선임 규정 제12조(감독 코치 등 선임) ②항은 협회는 ‘제1항(각급 대표팀 감독, 코치 및 트레이너 등은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기준’에 따라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또는 기술발전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에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해 있을 경우 당해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요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내파 감독이 된다면 지난 러시아 월드컵 신태용 감독 이후 5년 7개월 만이다.
한편 한국을 떠난 클린스만 사단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 대표팀에서 생활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안드레아스 헤어초그 수석코치는 18일 오스트리아 매체 크로넨 자이퉁과 인터뷰에서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후 나와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 계속 좋은 일을 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경질을 예상하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아시안컵에서 부진 원인을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을 원인으로 돌렸다. 코칭스태프의 선수단 장악 실패라던가 리더십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헤어초크 코치는 “4강을 앞두고 식당에서 벌어진 손흥민과 이강인의 감정적인 다툼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손흥민과 이강인이라는 톱스타들이 세대 갈등을 벌일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팀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싸움이었다. 나는 식당과 같은 훈련장이 아닌 곳에서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 불과 몇 분 만에 몇 달 동안 쌓은 공든탑이 무너졌다”고 패인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헤어초크는 한국의 언론들도 타깃으로 삼았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과 나는 한국에 감사를 표한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주 유익하고 아름다웠던 1년이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 언론들은 몇 달 동안 부정적인 이슈만 찾으려 했고 반드시 찾아내는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최근 끝난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부터 졸전을 치렀다. 조 2위로 간신히 16강에 올랐고 16강 사우디아라비아, 8강 호주전을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두 경기 모두 상대에 선제 실점을 하고 탈락 위기에 몰렸다가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득점으로 살아났다. 연장 혈투 속에 승리해 투혼으로 포장됐으나 선수들에게 의존하는 축구로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요르단과 준결승에서 0-2로 패해 우승 도전을 마감했다.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슈팅 0개의 치욕적인 결과를 냈다. 연장 120분 혈전을 연달아 치르고도 주전에게 크게 의존하는 운영을 보여준 클린스만 감독에 의해 선수들이 뛰지 못하는 상황에 다다르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같은 날 독일 언론 ‘슈피겔’과 전화 인터뷰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 측면에서 봤을 때 아시안컵은 성공적인 결과”라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한국에 불어넣었다”라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에 반전을 이뤄낸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호주와 8강전을 예로 들며 “그야말로 순수한 드라마와 같았던 경기”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드라마를 자주 입에 올렸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3선으로 축구협회를 이끌고 있는 정몽규 회장은 단독 입후보한 AFC 집행위원 당선을 발판 삼아 계속해서 수장직을 이어가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우선 일을 잘하는 게 가장 우선 아니겠느냐”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에둘러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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