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25라운드 토트넘-울버햄프턴전 킥오프 앞서 포옹하며 한마디씩 주고받아
‘코리안 더비’에 평소 보다 배 이상 많은 4000여 한국 팬들 입장해 응원
아시안컵 피로 여파로 손흥민-황희찬, 공격 포인트 없이 마쳐
피치에서 승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사이로 만난 손흥민(32·토트넘)과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 킥오프에 앞서 껴안았다.
1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토트넘-울버햄프턴전에서 손흥민과 황희찬이 재회했다.
각각 팀에서 올 시즌 최다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12골)과 황희찬(10골)은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시작에 양 팀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황희찬은 손흥민과 껴안으며 짧게 한마디씩 주고받았다. ‘2023 AFC 아시안컵’ 후폭풍 속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코리안 더비’라고는 하지만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는 평소보다 2~3배 이상 많은 4000여 한국인 관중이 입장해 태극기를 흔들며 손흥민과 황희찬을 연호했다. “축구 인생 중 가장 힘든 한 주를 보냈다”고 말한 손흥민에게는 황희찬 보다 더욱 뜨거운 응원과 위로가 필요한 시점에 찾아온 관중들이다.
한국 축구는 격랑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4강 탈락으로 간절히 바랐던 우승에 실패했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무능에 이어 무책임한 행보로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결국 경질됐다.
어느 누구 못지않게 아픈 것이 ‘캡틴’ 손흥민이다. 4강 요르단전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벌어진 ‘탁구 게이트’ 과정에서 후배 이강인의 주먹질 의혹이 담긴 하극상 보도까지 터지면서 손흥민은 축구 인생 중 가장 힘든 한 주일을 보냈다.
여파는 이날 경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문제의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출전한 손흥민은 풀타임 활약했지만, 공격 포인트 없이 1-2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경기 내내 표정이 밝지 않았던 손흥민은 피로가 누적된 듯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1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고, 스피드를 앞세운 날카로운 침투도 보기 어려웠다.
유럽축구 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의 울버햄튼전 활약에 대해 평점 6.7점을 매겼다. 토트넘 선발 출전 선수 중 최저 평점이다. 손흥민 보다는 나았지만 황희찬도 공격 포인트 없이 후반 43분 교체 아웃됐다.
경기 후 손흥민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어 “한국 팬들이 경기장에 정말 많이 오셨다. 이런 성원을 받아서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고, 황희찬은 원정경기임에도 경기 후 경기장을 거의 한바퀴 돌며 곳곳에 자리한 한국 축구팬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한편,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14승5무6패(승점47)로 EPL 순위 5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4위 아스톤 빌라(승점49)와는 2점 차. 토트넘 원정을 승리로 장식한 울버햄튼은 10승5무10패(승점35)로 EPL 순위 11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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