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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동원·LG 킬러·노학수가 뭉쳤다…KBO리그 우리가 접수!

연합뉴스 조회수  

검증된 kt 외인 삼총사, 합동 인터뷰 “MVP보단 우승반지를!”

서로의 새 시즌 성적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20승” “50홈런”

포즈 취하는 kt wiz 외국인 선수들
포즈 취하는 kt wiz 외국인 선수들

(부산=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의 외국인 선수 (왼쪽부터)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멜 로하스 주니어가 15일 스프링캠프 숙소인 부산 기장군 아난티 앳 부산 코브 로비에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2.16. cycle@yna.co.kr

(부산=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만원 주세요. 2만원.”

프로야구 kt wiz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3)는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자는 취재진 말에 손바닥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옆에 있던 좌완 투수 웨스 벤자민(30)은 배를 잡고 웃었고, 그 옆에 있던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33)는 쿠에바스를 잡고 사진을 찍을 만한 곳으로 끌고 갔다.

15일 스프링캠프 숙소인 부산 기장군 아난티 앳 부산 코브 로비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kt 외국인 선수 세 명은 여전히 유쾌했다.

한 번도 같은 팀에서 다 함께 뛴 적이 없고, 출신도 다르지만 마치 죽마고우처럼 스스럼없이 장난을 쳤다.

2020시즌을 마친 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다가 올해 kt로 복귀한 로하스는 “고향에 온 기분”이라고 했다.

KBO리그를 평정했던 세 명의 특급 외국인 선수는 최고의 분위기 속에서 2024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포스트시즌마다 투혼을 펼쳐서 ‘쿠동원’이란 별명을 얻은 쿠에바스, LG 트윈스에 극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 ‘LG 킬러’ 벤자민, 평생 한국에 남으라는 의미로 팬들이 ‘노학수’라는 한글 이름을 지어준 로하스는 새 시즌엔 기필코 우승 반지를 끼겠다면 목소리를 높였다.

세 선수는 “우리는 최고의 삼총사”라며 “지켜봐 달라”고 합창했다.

나란히 앉은 쿠에바스, 벤자민, 로하스
나란히 앉은 쿠에바스, 벤자민, 로하스

(부산=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의 외국인 선수 (왼쪽부터)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멜 로하스 주니어가 15일 스프링캠프 숙소인 부산 기장군 아난티 앳 부산 코브 로비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4.2.16. cycle@yna.co.kr

◇ 타이틀도, 퍼펙트도, MVP도 필요 없다 “우승 반지를 다오”

세 명의 실력은 충분히 검중됐다. 2019년부터 kt에서 활약한 쿠에바스는 2022시즌 초반 부상으로 잠시 결별했으나 지난해 대체 선수로 다시 합류했고, 변치 않는 모습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시즌 중반에 합류했음에도 18경기에서 12승(무패)을 쓸어 담으며 리그 승률왕을 차지했다.

2022시즌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입단했던 벤자민도 대단한 기록을 많이 세웠다.

지난해 15승(6패)을 거뒀고, 지난해 9월 12일 SSG 랜더스전에선 7회 2사까지 단 한 명의 선수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며 ‘퍼펙트 피칭’에 근접한 투구를 펼쳤다.

로하스는 2020년 타격 4관왕에 올라 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굵직한 족적을 남긴 세 명은 ‘타이틀’과 ‘퍼펙트’, ‘MVP’라는 ‘키워드’와 관련해 손을 내저었다.

쿠에바스는 “우승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며 “첫째도, 둘째도 우승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벤자민과 로하스 역시 “쿠에바스의 의견에 100% 동감한다”라고 말했다.

‘우승을 빼고, 새 시즌에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라는 재질문엔 쿠에바스가 “건강”이라고 답했다.

그는 “건강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고 나머진 하늘의 뜻에 맡길 뿐”이라고 했다.

벤자민은 “그래도 쿠에바스는 우승(2021시즌)을 경험해보지 않았나”라며 “진심으로 올 시즌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로하스는 “우승하기 위해선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라며 “kt 선수단은 예전과 다름없이 똘똘 뭉쳐있다. 올해 어떤 성적을 낼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늠름한 kt wiz 외국인 선수들
늠름한 kt wiz 외국인 선수들

(부산=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의 외국인 선수 (왼쪽부터)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멜 로하스 주니어가 15일 스프링캠프 숙소인 부산 기장군 아난티 앳 부산 코브 로비에서 사진 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2024.2.16. cycle@yna.co.kr

◇ 서로의 성적 예상하기…쿠에바스·벤자민은 20승, 로하스는 50홈런

우승하기 위해선 세 선수의 활약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새 시즌 개인 예상 성적을 물었다.

단, 자기 성적이 아닌 다른 두 명의 선수의 예상 성적에 관해 답해달라고 했다.

벤자민은 가장 먼저 손을 들고 거침없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벤자민은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비슷한 질문을 받았는데 근사치에 접근했다”라며 “날 믿어도 된다. 내가 말한 대로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고는 “쿠에바스는 16승 정도는 거뜬하게 올릴 것 같다. 로하스 역시 기량이 여전하다. 홈런 45개는 칠 것”이라고 말했다.

황당하다는 듯 벤자민을 보던 쿠에바스는 “벤자민은 KBO리그 최고 좌완 투수 중 한 명이었던 에릭 요키시(전 키움 히어로즈)를 넘어 20승을 거둘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로하스에게 45홈런은 너무 적은 수치”라며 “50개를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하스는 “둘 다 너무한다”라며 웃으며 “쿠에바스, 벤자민 중 한 명이 사이영상(최동원상)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쿠에바스는 “희망대로 되면 쉽게 우승하겠는데?”라며 깔깔 웃었다.

훈련하는 로하스
훈련하는 로하스

[kt wiz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 쿠에바스에게 삼성, 벤자민에게 LG, 로하스에게 kt란?

kt 외국인 선수들은 특정팀과 인연이 깊기로도 유명하다.

쿠에바스는 유독 삼성 라이온즈에 많은 눈물을 안겼다. 그는 2021년 정규시즌 1위 결정전 삼성과 경기에서 이틀 휴식 후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023시즌에도 삼성과 두 차례 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84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삼성은 2024시즌 개막전 상대인데, 이강철 kt 감독은 일찌감치 쿠에바스를 개막전 선발로 점찍어둔 상태다.

쿠에바스는 ‘삼성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어떤 스토리를 갖고 있는지 다들 알고 있지 않나”라며 “그러나 특정팀에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 팀에 강하다는 생각은 자신감을 키우는 정도로만 해야 한다”라며 “삼성을 의식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개막전 선발과 관련한 질문엔 “앞으로 개막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며 “개의치 않고 새 시즌 준비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에바스가 삼성 킬러라면, 벤자민은 진정한 LG 킬러다. 벤자민은 지난 시즌 LG와 5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거뒀다. 32⅓이닝 동안 단 3자책점만 내줬다.

‘LG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벤자민도 진지하게 답했다.

그는 “KBO리그는 매년 달라지는 리그”라며 “사실 KBO리그에 데뷔한 2022시즌엔 키움(4경기 평균자책점 0.78)에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팀에 관한 생각은 지워야 한다. 특정팀을 신경 쓰면 분명히 탈이 난다”고 강조했다.

3년여만에 kt에 합류한 로하스에겐 kt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로하스는 “다시 KBO리그에서 뛸 기회를 만들어준 팀”이라며 “나를 불러줘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아울러 “kt는 내가 처음 합류한 2017년부터 매년 발전해왔고, 많은 의미를 준 팀”이라며 “특히 올해는 쿠에바스, 벤자민과 함께해 최고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기대해달라”라고 덧붙였다.

똘똘 뭉친 쿠동원, LG 킬러, 노학수의 새 시즌 여정이 유쾌하게 시작됐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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