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는 결단을 내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에 대해 사과하고 대표팀을 재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원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에 나서서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많은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면서 “대표팀을 운영하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저와 협회에 가해지는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전날 자문 기구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클린스만 감독의 교체를 건의함에 따라 이날 임원 회의를 열어 논의한 끝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의 축구 대표팀은 최근 졸전 속 아시안컵 우승 불발과 내분 등으로 국민의 비판을 받아왔다. 재임 내내 잦은 외유 등 태도로도 지적받던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더는 신뢰를 얻지 못하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떠나게 됐다.
“대표팀의 재정비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한 정 회장은 자신의 책임론에 대해선 수긍하면서도 거취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 없이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 구성과 차기 감독 선임 등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임원 회의는 오전 10시 시작해 낮 12시 반께 종료됐으며 클린스만 감독에게 전화로 해임 통보가 이뤄졌다.
정 회장이 오후 2시 40분께 취재진에게 직접 결과를 발표하기로 애초 공지됐으나 그에 앞서 오후 1시께 클린스만 감독이 소셜미디어로 작별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면서 경질이 먼저 알려진 셈이 됐다.
사퇴 및 거취 관련 질문에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까지 제한하도록 정관을 바꾼 적이 있으나 당시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다. 그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대답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손흥민(토트넘) 선수의 갈등 문제 수습안에 대해서는 “50명의 남자 선수가 40일 이상 합숙했다. 120분 경기도 연속으로 하면서 모두가 예민해진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종종 팀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며 “이럴 때 시시비비를 너무 따지는 건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도 팬들도 도와주셔야 한다. 다들 젊은 사람들이다. 잘 치유하도록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징계 및 예방 대책 질문이 나오자 “우리 소속 선수는 아니기에 (대표팀) 소집을 안 하는 징계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추후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면 방안을 논의해야 할 거라 본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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