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은 완전히 쑥대밭이다.
대표팀을 지키고 관리해야 할 축구협회는 이례적으로 외신 보도 내용을 인정한 것도 모자라 의혹을 확대하고 재생산하게 만드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전을 하루 앞두고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이 있었다는 사실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사건 이후 김민재 황희찬 등 고참급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요르단전에서 이강인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보도 내용을 그 누구보다 빠르게 “맞다”며 인정한 축구협회는 선수단 불화에 대한 진상조사는커녕 여러 입으로 사건만 키우고 있다.
팀 내 내분으로 많은 국민들을 실망하게 했음에도 축구협회는 아직도 이강인-김민재-황희찬-손흥민 내분이 어느 출처를 통해 전해졌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수수방관한 축구협회의 운영이 결국 역대급 참사를 일으킨 것이다. 또한 축구협회 내부적으로도 소통이 되지 않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
그렇다면 숨기고 싶었던 사실을 세상에 알린 건 누구일까.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축구협회가 아니라면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소스를 줬을 것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이강인과 김민재-황희찬-손흥민 등 고참 선수들과의 불화를 처음 알린 건 영국 매체 ‘더 선’이다. 이 매체가 그동안 아시안컵을 취재해 온 것도 아니고 아시아 국가 축구 대표팀 내에서 벌어진 이슈에 관심을 갖는 일은 드물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이 본인의 전술 능력이나 리더십 문제가 아닌 선수 간 불화로 대회를 망쳤다는 소위 말하는 물타기 전략을 썼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사실 요르단 전 당시 손흥민 손가락 부상에 대해 한국 언론도 감지를 못하고 있었다. 경기 중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이날 늦은 시각까지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도 의구심을 갖지 못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축구협회 대응은 아직도 엉망이다. 전력강화위원회 같은 조직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클린스만 감독에게 조롱받았지만, 아직도 한 사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것이다.
앞으로 월드컵 16강을 넘어 8강, 4강, 언젠가는 결승에 서서 우승에 도전하는 것을 꿈꿔봐야 하지만 ‘권력의 집중화’가 모든 것을 망치고 있다.
지금은 선수들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기 보다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더 이상 기적과 요행을 바라지 않는 축구협회를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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