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츠데일[미 애리조나주]=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작년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한 단장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는 당시 키움 소속의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왼쪽 발목 수술로 석 달 만에 복귀한 키움의 지난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던 이정후는 키움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고 경기에 출전했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이정후는 헬멧을 벗어 관중들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이때 중앙 지정석에 앉아 있던 이 빅리그 인사도 일어나 박수로 환영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피트 퍼텔러 단장이었다. 이정후를 직접 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고척돔을 찾은 것이다.
메이저리그 구단 단장으로서 유일하게 한국을 방문한 퍼텔러 단장은 박수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고 이정후가 결국 ‘거인’ 유니폼을 입으면서 한국에서도 잘 알려졌다.
퍼텔러 단장을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구단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만났다.
그는 “친구들이 (당시 고척돔에 있었던 나의) 영상을 보내줬다”며 “한국 팬들의 열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 줘서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당연히 이정후를 보러 갔고 그가 필드에 있는 모습, 배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부상으로) 그의 많은 경기를 볼 수는 없었지만, 이는 우리가 그를 얼마나 원하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 등 수년간 이정후를 눈여겨 봐왔다”며 “한국에서 이정후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알게 됐고, (그런 그가) 이곳에 와서 기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퍼텔러 단장은 이정후가 미국 생활과 구단에 잘 적응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정후가 굉장히 열린 마음으로 구단이 제공하는 훈련 계획과 식단을 잘 따라주고 있다”며 “성격도 너무 좋다”고 웃어 보였다.
퍼텔러 단장은 전날 훈련장에 직접 나와 이정후가 처음 팀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정후의 포지션은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포지션”이라며 “그는 매우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배트를 맞추는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올 시즌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주전 외야수 겸 1번 타자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퍼텔러 단장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나타냈다.
그는 “KBO리그 선수들을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다 보고 있다”며 “앞으로 언젠가 언젠가는 한국을 다시 방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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