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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 취임 1년 임박!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심재희의 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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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은 유럽파 12명이 포함해 2023 아시안컵을 치렀으나 우승에 실패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독일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 거센 감독이 비판을 받고 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보인 부진한 경기력 때문이다. 4강 진출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정과 준비가 모두 부실했다는 주장이 많다.

어느새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지난해 3월 사령탑에 올라 17경기를 치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데뷔전이었던 콜롬비아와 대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고, 우루과이에 1-2로 졌다. 지난해 6월 치른 페루와 평가전에서 0-1로 패했고, 엘살바도르와 1-1로 비겼다. 결과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유럽 원정 길에 올라 담금질에 들어갔다. 웨일스와 0-0 무승부를 마크했고,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이후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튀니지전 4-0 대승을 시작으로 베트남(6-0), 싱가포르(5-0), 중국(3-0), 이라크(1-0)을 모두 꺾었다. 6연승에 7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마크하고 2023 아시안컵 우승 목표를 자신 있게 외쳤다.

2023 아시안컵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바레인에 3-1로 이겼으나 이강인의 멀티골 활약이 없었으면 위험했다. 2차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거의 질 뻔했으나 후반전 추가시간 동점골로 2-2로 간신히 비겼다. 3차전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도 3-3 무승부에 그쳤다. 김판곤 감독의 지략 대결에서 완패했다고 봐야 옳다.

토너먼트에서 어쨌든 이기는 ‘좀비축구’를 선보이고 4강 고지에 태극기를 꽂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1-1로 연장전까지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의 연속 선방을 등에 업고 4-2로 이겼다. 호주와 8강전에서도 경기 내내 뒤졌으나 황희찬과 손흥민의 골로 연장전 끝에 2-1로 역전승했다. 그러나 요르단전에서 ‘민낯’이 드러났다. 김민재가 경고누적으로 빠지며 수비가 크게 흔들렸고, 유효슈팅을 단 한 차례도 날리지 못하며 0-2로 허무하게 패했다.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중동에서 치른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하는 게 결코 쉽지가 않다. 실제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비 중동국가로서 유일하게 4강에 올랐다. 엄청난 비난에 시달릴 최악의 결과에 그친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팬들이 성난 목소리를 내는 건 개선되지 않은 경기력과 상대에 대한 분석 부족 등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클린스만호는 유럽파 12명을 포함해 역대 최강 전력을 자부했으나, 약체로 여긴 팀들과 대결에서도 고전하면서 힘든 길을 걸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2승 3무 1패(승부차기 무승부 처리) 11득점 10실점을 마크했고, 단 한 번도 시원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2023 아시안컵 경기들을 돌아 보자. 첫 미션이었던 ‘중동 팀과 2연전 승리’를 달성하지 못했다. 바레인을 꺾었으나 요르단과 비겼다. 두 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넣고 동점골을 허용해 가시밭길을 걸었다. 4-4-2 포메이션으로 공격력 상승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어색한 옷을 입은 듯 뒷걸음질치며 상대 공격에 시달렸다. 전형과 전술적 오판이 그대로 드러나며 ‘중동의 복병’들에게 혼쭐이 났다. 말레이시아와 3차전은 ‘역대급 졸전’이었다. ‘일본과 16강전을 피하기 위해서 힘을 뺐다’는 비아냥을 듣게 만들었다. 

토너먼트에서도 경기력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장 큰 이유는 체력 열세였다. 조별리그 선두를 놓치며 일정상 매우 불리한 부담을 안고 싸웠다. 우려대로 리드를 빼앗기고 힘든 경기를 펼쳤다. 선수들이 경기 막판까지 투혼을 발휘해 역전 드라마를 이뤄냈지만, 냉정하게 볼 때 져도 이상할 게 없는 경기를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가 이른 시간에 수비적으로 나섰고,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낸 게 천만다행으로 느껴진다.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는 안 좋았던 부분들이 모두 드러나며 완패했다. 체력, 전술, 기술에서 모두 뒤지며 굴욕적인 패배를 떠안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3 아시안컵 우승을 찍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새겼다. 첫 시험대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좋은 선수들이 그 어느때보다 많았지만 강팀으로 거듭나지 못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대회에서 보인 아쉬운 경기력에 대한 분석과 향후 대책 마련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돌연 사라졌다. 아시안컵 결승전이 펼쳐진 11일(한국 시각) 한국 대표팀 경기가 아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들은 또 한번 아쉬움을 곱씹었다. 이날 손흥민은 교체 출전해 후반전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토트넘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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