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계속되는 부진에도 경질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감독 후보가 떠오르고 있다.
독일 매체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12일(한국시간) “토마스 투헬 감독의 상황은 문제가 없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투헬 감독의 경질을 외치고 있지만 뮌헨 수뇌부는 아직 투헬 감독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곧바로 새로운 감독 후보가 떠오르고 있다. 주인공은 조세 무리뉴 감독이다.
투헬 감독의 뮌헨은 지난 11일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에서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0-3으로 완패했다. 뮌헨 입장에서 이날 경기는 너무나 중요했다. 레버쿠젠은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뮌헨은 이날 경기 직전까지 승점 2점 차로 레버쿠젠을 추격하고 있었다. 만약 이 경기에 승리했다면, 선두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그야말로 막강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버쿠젠의 압박에 제대로 된 전진조차 하지 못했다. 경기 전체 점유율은 61%로 앞섰지만 슈팅 수는 14-9에 이르며 유효 슈팅은 무려 8-1로 크게 밀렸다. 기대 득점에서도 레버쿠젠이 1.40을 기록한 반면 투헬 감독의 뮌헨 0.57골로 1골에도 미치지 못한다. 예전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였던 뮌헨이 아니었다.
레버쿠젠의 선제골은 전반 17분 만에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뮌헨 수비진이 공격을 잘 막아낸 후 재정비에 들어갔다. 그 사이 레버쿠젠은 곧바로 스로인 공격을 전개한 뒤 순식간에 안드리히가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 공은 김민재를 포함한 뮌헨 수비진을 모두 지나 반대편에 있던 레버쿠젠의 윙백인 조십 스타니시치에게 연결됐다. 순간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스타니시치는 선제골이 차 넣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뮌헨에 합류한 사샤 부이가 미처 스타니시치를 마크하지 못했다.
레버쿠젠의 압박과 이를 공격으로 이어가는 경기력은 위협적이었다. 전반 22분에도 뮌헨을 섬뜩하게 했다. 수비 진영 깊숙한 곳에서 상대 공격을 끊어낸 뒤 뮌헨의 세계적인 선수들의 맹렬한 압박을 간결한 패스로 가볍게 벗겨 냈다. 뮌헨 선수들이 공을 향해 달려들 때 레버쿠젠 선수들은 이미 공간을 찾아 자리잡고 있었기에 가능한 움직임이었다. 탈압박으로 순식간에 뮌헨 중원을 넘어섰다. 왼쪽 측면에서 그리말도가 긴 패스를 반대편으로 뿌렸고 나단 텔라가 김민재를 옆에 두고 날린 슈팅을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선방해냈다.
레버쿠젠의 두 번째 골은 후반 4분에 나왔다. 김민재가 버티는 뮌헨 수비진이 2대1 패스 한 번에 무너졌다. 오버래핑한 그리말도가 중원에 자리잡은 텔라에게 공을 준 뒤 침투했고 텔라가 뿌린 공을 받아 왼발 강슛으로 마무리했다. 점수 차이가 두 골로 벌어졌을 때 현지 중계 카메라는 투헬 감독과 관중석에 있는 바이에른 뮌헨 보드진을 차례로 비췄다.
뮌헨은 레버쿠젠의 압박에 막혀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레버쿠젠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두 골 차이였는 데에도 후반 추가 시간이 다 지났을 때 노이어 골키퍼까지 코너킥 공격에 가담한 것이 발단이었다. 레버쿠젠이 수비에 성공한 뒤 빠른 역습으로 전개했다. 중원에서 공을 받은 제레미 프림퐁이 빠르게 빠라붙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을 제치고 빈 골문을 바라봤다. 노이어 골키퍼는 미처 복귀하지 못한 상황. 프림퐁이 찬 슈팅은 빈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세 번째 골이 됐다.
이처럼 볼품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이번 시즌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레버쿠젠에 무너졌다. 투헬 감독의 뮌헨은 이번 시즌 내내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쉽사리 선두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투헬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뒤를 이어 뮌헨의 지휘봉을 잡있다. 곧바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과정이 불안했다. 선두에 올라 있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마인츠 05에 패한 사이, 뮌헨은 FC쾰른에 승리를 거두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뮌헨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적극적인 영입을 통해 투헬 감독을 지원했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인 김민재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번의 득점왕을 차지한 해리 케인을 영입했다.
그럼에도 뮌헨의 경기력은 불안불안하다. 그리고 레버쿠젠에 패하며 자력 우승이 어려워졌다. 자연스레 투헬 감독의 입지 역시 오리무중이 됐다.
하지만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뮌헨은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투헬 감독을 경질할 생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독일 매체 ‘빌트’는 레버쿠젠전이 끝난 이후 “조세 무리뉴 감독은 뮌헨 지휘봉에 관심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는 “무리뉴 감독은 현재 독일어를 배우고 있으며 아마 뮌헨을 위한 준비를 마쳤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달 AS로마에서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현재 맡은 팀이 없으며, 투헬 감독이 경질될 시, 올여름 뮌헨의 감독 후보 중 한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리뉴 감독은 한때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토트넘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시절, 김민재의 영입을 추진했던 바가 있다. 하지만 다니엘 레비 회장 등의 반대로 김민재의 영입은 무산됐었다.
이후 AS로마에서 직접적으로 김민재의 이름을 언급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를 떠나 나폴리에 입단한 김민재가 AS로마를 상대했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시절 나는 김민재를 영입하고 싶었다. 하지만 토트넘이 도와주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무리뉴 감독은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대표적인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무리뉴 감독은 2002-03시즌 FC포르투를 이끌고 뛰어난 전술 능력을 보였다. 2년 차에 리그 우승, 컵 대회 우승, UEFA컵을 따내면서 트레블을 만들었다. 이후 첼시의 지휘봉을 잡고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4-05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역대 최소 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 빅클럽을 이끌면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인터 밀란에선 2009-10시즌 트레블을 만들었고 레알 마드리드에선 당시 최강팀으로 군림하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더블을 했다. 첼시에 다시 돌아왔던 시절에도 클래스는 여전했다. 프리미어리그와 컵 대회 우승컵을 손에 쥐며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한때는 스페셜 원으로 불리며 최고의 명장으로 칭송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옛날 얘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를 거치며 한 단계 내리막 길을 걸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엔 첫 부임부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제패했는데 두 번째 시즌에 우승컵 없이 끝냈다. 토트넘 홋스퍼에서도 리그컵 결승전을 앞둔 2년 차에 경질돼 팀을 떠났다. AS 로마에서도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우승컵을 따낸 건 첫 번째 시즌이었다.
세계적인 명장에서 한 칸 내려왔지만, 무리뉴 감독에겐 토트넘 시절 아픔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팟캐스트 ‘오비 원 팟캐스트’에 출연해 “토트넘은 5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우승한 적이 없는 팀이었다. 우승을 해보지 못했던 구단이 결승전 이틀 전에 경질했다. 어이가 없었다. 토트넘이 마지막 우승이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결국 결승전을 치르지 못했다. 상대 팀이 맨체스터 시티였기에 승리를 확신할 수 없었지만 우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잡은 적이 있다.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계획을 세우더라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법인데, 난 첼시를 이끌고 웸블리 스타디움을 갈 때마다 우승을 차지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3번 웸블리에 가 두 번 우승했다. 웸블리에서 기록이 상당히 좋았다. 경기장 분위기도 잘 알고 있었다. 큰 경기를 치르기 전엔 편안한 느낌이 있어야 한다. 경기장이 너무 크다고 느끼면 경기를 치를 수 없다”라며 날을 세웠다.
토트넘뿐만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마찬가지였다. 무리뉴 감독은 “내가 지적했던 사람들이 아직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있다. 선수, 코칭 스태프 모두 포함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같은 말을 했을 때도 그 사람들은 여전히 팀에 있었다.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무리뉴 감독이 유럽5대리그 팀과 결별하면서 차기 행선지에 시선이 쏠린다. 그동안 업적이 있었기에 유럽 중상위권 팀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톱 레벨은 아닐 것이다. 토트넘에서 경질된 이후 곧바로 AS로마 지휘봉을 잡은 걸 보면 아직은 무리뉴 감독을 향한 러브콜이 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거론되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가 유럽 커리어를 끝낼 수도 있다. 지난해 여름 사우디아라비아 팀이 무리뉴 감독에게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안했지만 AS로마에 잔류한 이력이 있다. 무리뉴 감독도 언젠간 사우디아라비아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거란 말을 하기도 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종료 후 주제 무리뉴 감독은 AS 로마를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새로운 팀을 찾은 건 아니다. 하지만 여기저기 소문은 많이 났다. 첼시, 레알 마드리드 복귀설부터 사우디아라비아행 등 다양하다”고 밝혔다.
무리뉴도 소문을 부인하지 않았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난 언젠가 사우디아라비아리그에 합류할 것이다. 그곳에서 감독을 할 거다. 다만 그날이 당장 내일이나 모레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 복귀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무리뉴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있었다. 그는 “내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대신해 레알 마드리드로 간다고?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 그는 이미 세계 최고의 감독을 데리고 있다. 왜 다른 감독을 앉히려 하겠나? 난 안첼로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에 머물길 바란다. 레알 마드리드에겐 완벽한 감독이다”고 안첼로티 감독을 높이 평가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를 떠나 뮌헨에 합류했다. 합류 당시에는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뮌헨에는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다요 우파메카노라는 강력한 센터백들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김민재는 빠르게 뮌헨의 주전 자리를 잡았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부상을 당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번 시즌 뮌헨은 제대로 된 수비진 보강을 하지 못했다. 주전급 센터백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더 리흐트가 전부였다.
덕분에 김민재는 혹사 논란을 낳기도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에서도 김민재의 상태를 걱정했다.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뿐만 아니라 독일 포칼 컵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를 포함해 무려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기록하기도 했다.
독일 현지마저 김민재의 혹사를 우려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뮌헨에는 센터백으로 나설 수 있는 선수가 3명뿐이다. 덕분에 김민재의 체력 소모가 너무 크다. 경기력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뮌헨의 중앙 수비 라인은 매우 얇다. 그 사이 김민재는 유일한 주전 센터백으로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다. 문제는 체력이다. 여기에 더해 김민재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또 경기를 뛰어야 한다. 뮌헨이 관리를 해줘야 한다“라며 주목하기도 했다.
‘스포르트1’이 언급한 것처럼, 김민재는 15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뿐만 아니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꾸준히 차출됐다. 9월과 10월, 11월에 있었던 A매치에 모두 출전했다. 여기에 더해 독일과 한국을 오가는 장거리 비행을 했음을 고려했을 때, 언제 지쳐도 이상하지 않을 김민재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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