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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40분 새벽밥, 엑스트라에 야간까지…” KIA 30세 대기만성 스타의 1루수 도전기 ‘바쁘다 바빠 현대야구’[MD캔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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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우성의 1루 수비훈련/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캔버라(호주) 김진성 기자] “아침 6시40분에 일어난다.”

KIA 타이거즈 ‘대기만성 스타’ 이우성(30)의 하루는 새벽 6시40분에 시작한다. 호주 캔버라 기준이니, 한국시간으로는 새벽 4시40분이다. 아침을 먹고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로 가는 구단버스에 몸을 실으면 7시50분이다. 8시20분에 ‘얼리조’로 도착해 웜업을 하고 곧바로 1루 수비훈련을 받는다.

KIA 이우성의 1루 수비훈련/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박기남 수비코치와의 1대1 과외다. 11일(이하 한국시각) 만난 이우성은 “매일 아침 30분씩 한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대전고 1학년 시절에 이어 강산이 바뀌고 다시 1루수 미트를 꼈으니, 사실상 ABC부터 다시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작년 가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때 맛을 봤고, 본격적으로 반복 훈련을 하고 있다.

아침 1루 수비훈련이 끝나면 다른 선수들이 나라분다볼파크에 모습을 보인다. 이우성은 미팅 후 정규훈련을 소화한다. 이때 다시 수비훈련을 받는다. 11시 넘어서 점심을 먹으면, 베테랑 타자는 대부분 구단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간다. 오후는 웨이트트레이닝 및 치료 등 개인정비의 시간이다.

그러나 이우성은 가장 늦게 야구장을 떠난다. 점심을 먹고 엑스트라 조에 편성돼 추가로 타격훈련을 소화한다. 심지어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하고 잠시 개인정비를 한 뒤 저녁을 먹고 19시경에 다시 나라분다볼파크에 온다. 야간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야간에 다시 한번 수비훈련을 한다. 1루수로 정착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는 셈이다. 외야 훈련도 물론 하지만, 이번 캔버라스프링캠프에서 1루수로 분류된 상태다. 1루를 겸업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1루수로 승부를 걸었다고 보는 게 맞다.

이우성은 “박기남 코치님은 1루에서의 포구 동작과 스텝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설명을 잘 해줘서 머릿속에 잘 들어온다.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어 “사실 야간훈련은 하고 싶은 날만 한다. 안 하는 날도 있다”라고 했다. 실제 KIA의 야간훈련은 철저히 자율이며, 신청자가 없으면 진행하지 않는다.

11일 정규 훈련 때는 홍세완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변우혁, 오선우와 함께 1루 주자 견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홍세완 코치가 가상의 투수가 돼 1루수에게 견제했고, 이우성, 변우혁, 오선우는 포구 후 미트를 1루에 귀루하는 가상의 주자에게 태그하는 연습을 했다. 올 시즌 베이스 크기가 커지면서, 이에 대비하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얼핏 보면 단순한 훈련이지만, 절대 아니다. 야구는 확률 싸움이다. 홍세완 코치는 디테일하게 지도했다. 우선 투수의 견제구가 1루수가 받기 좋은 코스로 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무 뒤에서 잡으면 험블이 나올 확률이 높다”라고 했다. 피하면서 포구할 경우 실책으로 이어지니 자신의 몸 앞에서 포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다음에는 포구 후 태그였다. 변우혁과 오선우가 1루 덕아웃 기준, 베이스 왼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자 홍세완 코치가 “더 (오른쪽, 1루 주자 쪽으로)들어와”라고 했다. 1루 주자가 1루 덕아웃 기준 베이스 오른쪽 모서리로 귀루할 테니, 처음부터 몸을 오른쪽으로 더 가져가야 포구 후 미트를 1루 주자의 몸으로 가져가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얘기였다.

이 과정에서 이우성이 변우혁과 오선우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기도 했다. 이해력이 빨라 후배들을 세심하게 이끌었다. 홍세완 코치는 “이쪽으로(1루 덕아웃 기준 왼쪽으로) 오면 빼는 순간 멀어져”라고 하자 이우성이 다리를 오른쪽으로 옮겨 기민한 태그를 했다. 그러자 홍세완 코치가 “그렇지. 슬라이딩이 그렇게 들어오니까”라고 했다.

홍세완 코치는 견제구 포구 후 태그까지를 한 동작으로 신속하게 가져가라고 주문했다. 변우혁이 그렇게 하자 “그래, 우혁이처럼 잡고 태그가 아니라 훑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밖에 “견제구 높이를 잘 봐야 돼. 태그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라고 했다. 견제구가 너무 높아 포구 자세가 무너지면 무리하게 귀루하는 주자에게 태그를 시도하지 말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실책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KIA 이우성의 1루 수비훈련/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이우성은 홍세완 코치의 세심한 지도에도 감사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아직 실전을 안 해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아는 내용을 선수들끼리 서로 공유하고 그랬다”라고 했다. 이우성이 올 시즌 1루에 안착하면 KIA 팬들은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을 또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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