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부터 김민재, 이강인까지 릴레이 사과 나서
정작 책임져야 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아직 침묵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인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슈팅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탈락하자 대한축구협회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정작 협회의 수장 정몽규 회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어 답답함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책임을 져야 하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경기에 패하고도 미소를 지으며 성난 팬심에 기름을 붓고 있는 반면 사과는 그라운드에서 사력을 다해 뛴 선수들이 대신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지난 8일 개인 SNS를 통해 팬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남겼다.
손흥민은 “제가 주장으로서 부족했고, 팀을 잘 이끌지 못했던 거 같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말 많은 사랑을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대한민국 축구선수임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고 누적으로 요르단과 4강전에 결장한 핵심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도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팬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만큼의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같은 날 황희찬(울버햄튼)도 “승리라는 결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제일 중요한 순간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했던 거 같아 미안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대회 3골-1도움을 올리며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도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글을 올렸다.
반면 카타르 현지서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밝혔던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기자회견에서도 빗발치는 사퇴 요구를 환하게 웃으며 받아쳐 다시 한 번 축구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무엇보다 아시안컵에서 무전술, 무대응으로 빈축을 사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을 하루 빨리 경질하고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대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현재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외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상태다.
대한축구협회가 먼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선택할 수 있지만 문제는 적지 않은 위약금이다. 자진 사퇴가 아닌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려면 최소 60억원 이상의 위약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축구 팬들 사이에서 ‘위약금 모금 운동을 벌여야 하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의 해임에 대한 위약금을 “정몽규 축구협회장 사비로 물어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제 공은 정몽규 회장에게 넘어갔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데 있어 최종 결정을 내린 사람이다.
열심히 뛴 죄밖에 없는 선수들은 먼저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는데 정작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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