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공항, 이성필 기자] “다가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준비해야 합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과 계속 동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주요 유럽파가 4강 탈락과 함께 바로 각자의 팀으로 돌아갔다. 김영권, 설영우, 조현우(이상 울산 HD), 송범근(쇼난 벨마레), 김주성(FC서울), 김진수, 김태환, 박진섭(이상 전북 현대) 이기제(수원 삼성)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이순민(대전하나시티즌) 등이 함께 왔다. 직항편 좌석 확보가 되지 않아 홍콩에서 환승해 왔다.
요르단과의 4강에서 역대 최악의 경기를 보여주며 0-2 패배, 결승 진출에 실패한 대표팀이다. 패배 그 자체보다는 현재 각자의 팀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모아 놓고 두 번의 연장전으로 체력을 다 빼놓고 4강전에서 내용 없는 경기로 전술적 역량이 전혀 없다는 지적과 마주했다.
무엇보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나 2-2로 비겼던 기억이 있어 새로운 대처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전혀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운장’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클린스만의 운이 다했다는 지적이 농담이 아니었던 이유다.
선수들은 제각각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것에 대해 “반성한다”라며 자책했다. 손흥민은 “다음에도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을 뽑아줄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대표팀 은퇴 가능성을 내비치는 발언을 했다. 이강인은 “감독님이나 특정 개인을 지적할 것이 아니다. 제 스스로가 문제였다. 반성하고 더 노력하겠다”라며 모든 문제는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바레인과 1차전을 3-1 승리로 출발했지만, 요르단과 2차전은 1-2로 역전당한 뒤 겨우 종료 직전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는 슈팅으로 어렵게 비겼다.
말레이시아와 3차전도 정신없는 경기를 펼쳤고 3-2로 앞서다 종료 직전 극장골을 내주며 3-3으로 비겼다. 이 때문에 중국 등 일부 외신에서는 ‘한국이 D조 2위였던 일본을 피하려 승부조작을 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해 망신당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하나로 뭉쳤고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조규성(미트윌란)이 극적인 골을 넣어 1-1을 만든 뒤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고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울산 현대)가 두 차례 선방하며 4-2로 승리, 8강에 올랐다.
호주와의 8강에서는 역시 후반 종료 직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유도한 뒤 황희찬(울버햄턴)이 골을 넣으며 다시 연장 승부를 했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 황희찬이 프리킥을 얻어냈고 손흥민이 예술적으로 차 넣으며 2-1로 이겼다.
체력을 다 소진한 대표팀은 요르단을 다시 만났지만, 강력한 압박과 몸싸움에 전반을 견뎠지만, 후반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두 골을 내주며 허망하게 무너졌다. 고비만 넘었으면 이란-카타르 승자와 결승전을 가져 64년 만의 우승 여부에 도장을 찍는 것이 가능했지만, 무의미했다.
안타까운 과정을 다 거치고 귀국해 취재진 앞에 선 클린스만 감독은 “이 팀을 이끌고 있어서 상당히 행복하게 생각한다. 저 역시 여러분들만큼 이번 대회 우승을 정말 하고 싶었다. 요르단전에서 패하면서 원하는 목표에 이루지 못했다라고 생각한다.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래도 결과를 가져오고 좋은 경기 결과로 보답을 드렸다. 준결승에서 만난 요르단은 더 좋은 팀이었다. 요르단이 결승에 진출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팀이라 생각한다”라며 상대를 다시 높였다.
지난해 2월 부임 후 치러온 A매치를 강조하며 “대표팀 감독 부임하면서 요르단 경기 전까지 13경기 무패라는 경기 결과들도 있었다. 좋은 점도 상당히 많았던 것 같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앞으로 코앞에 다가온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라며 사퇴 여론을 일축했다.
10골이나 내준 것은 한국의 아시안컵 참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는 “일단은 그래도 4강에 진출을 했고 준결승에 진출한 상황에서 실패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려운 그런 대회였는지 몸소 느끼고 왔다. 중동에서 개최하다 보니까 많은 동아시아 팀들이 저희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도 마찬가지지만 중동 팀들을 상대로 상당히 고전하는 모습을 봤다. 중동팀들이 또 현지에서 홈 경기 같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진행하면서 얼마나 또 감정적으로 많은 힘을 받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4강에 진출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저희 선수들 칭찬을 해주고 싶다”라며 4강 진출 자체가 성과라고 설명했다.
국민적인 응원에 부응하지 못했던 클린스만 감독이다. 그는 “너무나 우승을 하고 싶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 긍정적인 부분들도 많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좀 생각을 하고 싶습다”라고 답했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는 8강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해 탈락했다. 그래도 여론은 나쁘지 않았다. 4강에 올랐어도 180도 다른 분위기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그는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일단 지난 1년 동안의 저희의 그런 성장 과정을 말하고 싶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저희가 성장하고 또 새로 발견한 부분들도 많다. 지난 1년 동안 제가 부임한 후에 어린 선수들이 조금씩 팀에 합류했다. 출전 시간도 더 많이 가져가면서 앞으로 다가올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3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연전을 겨냥했다.
부정 여론에 대해서는 “축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희노애락이자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 호주와의 8강전에서는 극적인 승부를 거두면서 아마 많은 분이 행복해하셨을 거고 많은 분들이 또 큰 기대를 하셨을 것이다. 당연히 대회에서 이렇게 패배를 안고 돌아오게 되면, 대회에서 탈락하게 되면 당연히 여론이 또 뒤집힐 수밖에 없다는 생각한다”라며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인식했다.
“사퇴하라”는 등의 부정 여론도 이해 한다는 클린스만 감독은 “축구인으로서 40년 동안 생활을 하면서 감정 기복이나 축구를 통해 행복한 순간도 있지만, 대회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얻으면 많은 비판을 받는지도 알고 있다. 비판을 감수하겠다. 받아들일 줄 아는 게 또 지도자다. 축구를 하는 저희로서도 당연히 받아들여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도 옳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다”라며 일축했다.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을 다시 뽑을지 모르겠다”라며 대표팀 은퇴 가능성을 열었다. 대회 직전 “아무리 유명해도 우승컵 없으면 소용 없다”라는 조언까지 했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에게 우승컵을 안겨주지 못했다.
그는 “손흥민과는 지속적으로 문자를 주고받고 있다. 손흥민도 지금도 저희 팀의 주장이고 리더다. 리더이기 전에 세계적인 축구 선수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갖춘 너무나 좋은 선수다. (우승하지 못해) 감정적으로 많이 힘든 그런 순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3월에 당연히 합류한다”라며 선발을 약속했다.
이어 “다른 목표 설정도 해야 한다. 다가올 북중미 월드컵도 있지만, 그 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또 새로운 목표를 또 같이 써나갔으면 좋겠다. 더 중요한 것은 우승컵을 놓쳤지만, 다시 도전하면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또 좋은 기회가 있어서 꼭 우승컵을 들기를 바란다”라고 답했다.
카타르 현지를 찾았던 정몽규 회장과 거취 문제를 나눈 것에 대해서는 “현지에서 두 번 커피를 마시며 대화했다. 대회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치르면서 저희가 봤던 또 긍정적인 그런 얘기도 많이 했다. 좋지 않은 부분도 대화했다.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다. 앞으로 또 어떻게 저희가 또 준비해야 될지, 당장 코앞에 다가온 태국과의 2연전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말했다.
재택 근무를 좋아하는 클린스만 감독이다. 그는 “내주 출국 예정이다. (미국 자택으로 돌아가) 짧은 휴식을 취하고 유럽으로 넘어가서 이강인, 손흥민, 김민재 등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볼 것이다. 물론 빠르게 귀국해 태국과의 2연전을 준비하겠다며 “긴 시간 자리를 비우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일하는 방식에 변화는 없을 것 같다는 클린스만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은 많은 출장을 다녀야 하고 프로팀 감독과는 달라야 한다. 저희 일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들의 비판은 존중한다. 제 일하는 방식, 제가 생각하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그런 업무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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