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전 엔딩송으로 쿠팡플레이가 김광진의 편지를 선곡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7일 카타르 알라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0-2로 패배했다.
요르단은 토너먼트 내내 죽을 듯 죽지 않는 좀비 축구를 펼친 한국에 끝내 사망선고를 내렸다. 핵심 센터백 김민재의 부재가 컸다. 수비라인의 중심축이 빠지자 클린스만호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안으로 김영권과 정승현을 센터백 듀오로 내세웠지만 이는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다. 스피드가 느린 김영권은 요르단의 빠른 속도에 고전했고 정승현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를 쉽게 허용하며 수비 라인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뻥 뚫린 수비망에도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 덕분에 참패는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끝내 선제 실점을 내줬다. 후반 8분 박용우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백패스 미스를 범했고 이를 가로챈 무사 알타마리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패스를 찌르자 순식간에 뒤에서 침투한 야잔 알나이마트가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패배가 확정된 뒤 아시안컵 중계를 맡은 쿠팡플레이는 엔딩곡으로 김광진의 ‘편지’를 선정했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포기하는 듯한 가사 때문에 일각에서는 감독으로서 자질을 의심받는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곡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김광진의 편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으로 알려졌다. 아내와 결혼 전 무명 작곡가였던 김광진은 현재 아내인 당시 여자 친구 부모님을 처음 만나러 간 자리에서 결혼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부모님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던 두 사람은 헤어졌다.
그 뒤 김광진은 아내가 선을 봤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김광진은 아내를 잊지 못하고 맞선을 본 상대 남성을 만나러 갔으나 상대 남성은 외모나 재력, 성격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멋진 남자였다. 무엇보다 상대 남성은 김광진의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김광진은 아내를 보내주기로 결심했지만 아내와 선을 본 남성은 김광진을 잊지 못하는 아내를 보고 홀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상대 남성이 아내와 이별을 준비하며 준 편지가 바로 김광진의 ‘편지’ 모티브가 됐다.
노래가 재생되는 동안 카메라는 선수들의 경기 장면과 애타게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클린스만 감독, 패배가 확정된 뒤에도 은은하게 미소를 짓는 클린스만 감독의 모습을 비췄다.
이를 접한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네티즌들은 “여러모로 끝이네”, “손흥민 진짜 돌아설까 봐 무섭네…”, “그래도 엔딩곡이라고 아름다운 이별 포장곡을 선정했다”, “‘억지 노력'”, “난 이게 손흥민이 우리한테 쓰는 편지 같아서 더 슬픔..”, “경질 통보를 착하게 말해준 느낌”, “제발 여기까지가 끝이었으면”, “제발 끝이면 다행이지”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쿠팡플레이는 대한축구협회와 스폰서, K리그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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