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위 상대로 유효 슈팅 0’ 당연했던 결승행 좌절

2골 차 완패한 축구대표팀. ⓒ AP=뉴시스

한국 축구가 또 다시 졸전을 펼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서 0-2 완패했다.

이로써 지난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대표팀의 여정은 4강서 막을 내렸다. 반면, 요르단은 한국이라는 거함을 침몰시키며 사상 첫 결승 무대에 올라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다.

지난 2경기에서의 체력 소모 여파가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앞서 대표팀은 사우디와의 16강, 호주와의 8강전 모두 연장전을 치렀고, 그 결과 180분이 아닌 240분이나 소화하며 극심한 피로와 마주해야 했다.

악전고투 끝에 준결승 무대에 올랐으나 요르단의 기동력을 이겨내기에는 무리였다. 여기에 대회 기간 내내 지적되어온 중원에서의 약점은 대표팀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상대인 요르단은 FIFA 랭킹 87위로 대표팀(23위)보다 몇 수 아래의 전력. 하지만 대표팀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경기는 예상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중앙 수비의 핵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가운데 중앙 미드필더는 많은 우려 속에 황인범과 박용우가 책임을 졌다. 그리고 걱정한 대로 이들이 버텨주지 못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중원을 내준 대표팀은 계속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 AP=뉴시스

전반 내내 중원 힘 싸움에서 밀린 대표팀은 결국 후반 7분 박용우의 치명적인 패스 미스가 나왔고 알 나이마트에게 선취골을 내줬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21분에는 알 타마리의 환상적인 개인기에 이은 슈팅으로 추가골을 얻어맞으며 패색이 짙어졌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그나마 제몫을 해주던 공격진의 집단 부진이다. 이날 대표팀은 요르단(슈팅 17개)보다 9개나 적은 8개의 슈팅만을 기록했고, 유효 슈팅은 단 1개도 쏘아 올리지 못할 만큼 확실한 공격 찬스를 잡지 못했다.

이강인 홀로 최전방을 누볐을 뿐 황희찬의 몸은 무거웠고 손흥민은 지나치게 슈팅을 아끼느라 요르단 수비에 위협을 가하지 못했다. 여기에 골키퍼와 결정적인 1대1 찬스를 잡았던 조규성은 아예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하면서 대표팀을 나락으로 빠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