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표현은 스포츠에서 가장 잘 통하는 경우가 있다. 해석하기에 따라 불리해도 유리하게 방향을 이끌 자료로도 통한다.
요르단과 재회하는 축구대표팀이 딱 그렇다. 지난 1월 20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9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수비에 걸려 넘어졌고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손흥민이 나서 골망을 흔들며 1-0으로 앞서갔다.
따라잡아야 하는 요르단은 더 강한 몸싸움을 걸어왔고 이 과정에서 무사 알 타마리(몽펠리에)와 야잔 알 아랍(알 쇼타)이 경고를 받았다. 물론 요르단은 한국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았고 세트피스 등 자신들이 최대한 활용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대응해 37분 박용우(알 아인)의 자책골을 유도했고 추가시간 야잔 알 나이마트(알 아흘리)에게 허무하게 골을 내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박용우와 이기제(수원 삼성)를 빼고 홍현석(KAA헨트), 김태환(전북 현대)을 투입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였던 설영우가 왼쪽으로 이동하고 김태환이 오른쪽으로 들어가면서 요르단은 쉽게 공격 전개를 하지 못했다. 좌우 측면 수비수 모두 공격 가담에 능한 자원이었다.
결국 추가시간 김태환의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의한 크로스가 오현규(셀틱)의 머리에 맞고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흐른 것을 손흥민이 잡아 밀었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슈팅한 것이 알 아랍에게 맞고 굴절되며 자책골로 이어졌다. 극적인 무승부였다.
이날 경기 볼 점유율은 아시아 축구연맹(AFC) 공식 기록이나 소파 스코어, 풋몹 등 주요 통계 업체 모두 66%-34%로 한국이 우세였다. 슈팅 23-12, 유효 슈팅 7-4, 코너킥 3-6, 오프사이드 4-0, 패스 시도 604-312, 패스 성공 524-221개였다.
전체 경기에서 요르단이 주도한 시은 후반 25분~37분 사이가 사실상 전부다. 나머지 시간은 모두 한국이 끌고 갔다. 전반 볼 점유율이 53%-47%로 근소했다가 후반 76%-24%, 슈팅 수 8-8에서 4-15로 극단적으로 달라졌다.
결국은 요르단이 한국을 다시 만나 잡을 수 있다고 소리쳤어도 수비 중심으로 역습이나 세트피스를 활용하는 전략은 변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주도권을 갖고 간다면 요르단이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른 시간 선제골과 더불어 추가골이 얼마나 간절한지가 드러난다. 이는 손흥민은 물론 바레인, 요르단전을 거르고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전 교체 출전으로 예열한 뒤 호주전에서 처음 선발로 나섰던 황희찬(울버햄턴)이 전반부터 강하게 휘저으며 압박해야 함을 의미한다.
측면으로 직선적으로 들어가면 흔들리는 것도 보여준 요르단이다. 활동량 1위 설영우나 공격적인 크로스가 좋은 김진수, 힘으로 올라가는 김태환 등 측면 자원들이 측면 뒷공간으로 수비를 유도해 중앙 공간을 만들어주는 미끼 역할을 해주는 전략도 필요하다. 중앙에 손흥민, 황인범, 이강인 등 슈팅력 있는 이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디션 100%가 아닌 상태로 치렀던 요르단전은 이미 지나간 기억이다. 정상 수준으로 올라가는 상황에서 다소 지쳐 있지만, 정신적 성숙도가 최고조인 상황에서 요르단을 강하게 요리해야 하는 클린스만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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