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 AP=뉴시스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이탈리아) 감독도 경기 내내 발을 동동 굴렀다.
사우디아라비아(피파랭킹 56위)는 17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추가시간 ‘극장골’에 힘입어 오만(피파랭킹 74위)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4분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사우디는 후반 33분에서여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종료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알리 알불라이히가 극적인 헤더 결승골을 터뜨려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후 종료 휘슬이 울리자 만치니 감독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우디는 한국-일본-이란 등과 함께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팀이다.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는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아시안컵에 출전한 팀 가운데 일본-이란-한국-호주에 이어 다섯 번째로 피파랭킹이 높다.
최근에는 국부펀드(PIF)의 막강한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세리에A-EPL-UEFA 유로선수권’ 등에서 우승컵을 안긴 세계적인 명장 만치니까지 모셔왔다. 연봉도 2700만 달러(약 360억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중 가장 많은 연봉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연봉에 10배를 초과한다.
오만전 진땀승 거둔 사우디. ⓒ AP=뉴시스
산전수전 다 겪은 만치니 감독도 국제대회 첫 경기에서는 진땀을 흘렸다. 어떤 무대든 마찬가지지만 국제대회서 오만은 절대 금물이다. 이번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도 강호들이 약체들을 상대로 고전했다. 사우디 역시 그랬다.
부담이 큰 경기를 앞두고 사우디 대표팀 내에서는 갈등도 있었다. 3명의 베테랑급 선수들이 경기 직전 만치니 감독을 찾아 선발 출전을 요구하고 나섰고, 만치니 감독은 적지 않게 당황하고 분노했다. 사우디 대표팀 관계자는 “내일 경기가 월드컵이었다면 이럴 수 있을까. 선수들이 상대를 이긴다고 전제한 뒤 자기 욕심을 부린 것”이라고 오만한 태도를 꼬집었다.
한편, 사우디와 함게 F조에 속한 ‘동남아 최강’ 태국은 키르기스스탄을 꺾고 2-0으로 누르고 아시안컵 첫 승을 따냈다. 태국은 오만을 2-1로 누른 사우디와 승점(3)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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