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클린스만호 골키퍼 조현우가 다시 환하게 ‘빛’을 내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부진했던 부분을 말끔히 털어내며 토너먼트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면 탈락인 경기에서 연속해서 ‘미친 선방’을 펼치며 한국의 역전승에 디딤돌을 놓았다.
조현우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벤치에서 시작했다. 김승규와 주전 싸움에서 밀렸다. 선방 능력에서는 뒤떨어지지 않지만, 킥이 다소 좋지 않아 빌드업을 잘하는 김승규에게 주전 수문장 자리를 넘겨줬다.
조별리그 E조 1차전이 끝난 뒤 기회가 왔다. 김승규가 훈련 중 부상해 더이상 뛸 수 없게 됐다. 검증된 실력과 경험을 자랑하는 ‘빛현우’가 한국 골문 앞에 섰다. 하지만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요르단과 2차전에서 2실점,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서 3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물론, 조별리그 2, 3차전에서 조현우가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킥 미스 등 불안함을 노출해 적지않은 비판을 받았다. 조현우 스스로도 실점이 많았던 부분에 대해서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토너먼트에서 명예 회복을 다짐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토너먼트에서 철벽수문장으로 거듭났다. 클린스만호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정타가 될 수 있는 슈팅을 ‘슈퍼 세이브’했다. 0-1로 뒤져 맹추격전을 벌인 태극전사들의 최후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클린스만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호주와 8강전에서 조현우의 선방이 없었다면 그대로 무너질 수도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는 승부차기를 두 차례나 막았다.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사우디아라비아 3, 4번째 키커의 슈팅을 선방하며 한국의 승부차기 4-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 상대로 눈부신 선방을 펼쳤던 ‘빛현우’의 모습을 재현했다.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180분 동안 무려 5골이나 내줬다. 약체로 평가 받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3실점이나 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그러나 토너먼트에 들어서서 두 경기 240분 동안 2실점만 했다. 어쩔 수 없이 내준 골 말고는 모든 슈팅을 골문 밖으로 잘 걷어냈다.
이제 이번 대회 첫 출전 경기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낸 요르단과 7일(이하 한국 시각) 재대결을 준비한다. 조현우는 지난달 20일 요르단과 경기(2-2 무승부)가 끝난 후 “상대 공격이 꽤 매서웠다”고 말했다. 다시 만날 요르단전에서 자존심 회복과 한국의 결승 진출을 위해 온몸을 던질 각오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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