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대로 경기 내내 물러서지 않는 모습
극적인 무승부 연출, 팀 스포츠의 중요성 부각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 축구가 한국이라는 거함을 상대로 최고의 명승부를 선보였다.
말레이시아는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대한민국과의 경기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FIFA 랭킹 23위와 130위 팀간의 경기. 게다가 말레이시아는 앞선 2경기를 모두 패하는 바람에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한국과 맞닥뜨렸다. 사실상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으나 경기는 모두의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일단 경기 자체를 지배했던 팀은 클린스만호다. 대표팀은 볼 점유율 부문에서 81.2%-18.8%의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실제로 경기 내내 볼을 소유하고 있었던 팀은 한국이었고 대부분의 공방이 말레이시아 진영에서 펼쳐졌다.
슈팅 숫자에서도 18-7(유효 슈팅 7-4)로 큰 차이가 나타났다. 여기에 대표팀은 무려 20차례의 코너킥을 얻어낼 정도로 측면에서의 공격이 위협적이었고, 볼 자체를 간수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말레이시아는 단 한 번의 코너킥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세부적인 수치만 놓고 봤을 때 이날 경기서 터진 6개의 골은 한국이 모두 가져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결과는 양 팀이 3골씩 나눠 가졌고 말레이시아 축구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클린스만호 입장에서 이번 말레이시아전은 두고두고 곱씹어 봐야 할 경기다. 부끄럽기 짝이 없던 경기 내용은 차치하고 팀의 조직력이 얼마나 강한 위력을 선보이는지 말레이시아가 증명했기 때문이다.
경기에 앞서 기자회견에 나선 김판곤 말레이시아 감독은 “한국의 약점이라 생각하는 부분을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라며 “왜 우리가 승리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가”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중앙 수비수 디온 쿨스 역시 “팀으로서 한국을 막아야 한다. 조직적인 협력 수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한 뒤 “축구는 11대11이 펼치는 팀 스포츠다. 경기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과론이지만 말레이시아는 자신들이 준비한 것 이상을 발휘해 한국과 대등한 경기 결과를 만들어 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역시나 공격과 수비의 끈끈한 연계와 강한 조직력이다.
대표팀은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 이강인 등 개개인의 역량이 매우 뛰어난 팀이다. 반면, 조직력 부분에서 계속된 약점을 노출하고 있는데 말레이시아가 이를 잘 파고들어 3골을 만들 수 있었다.
대표팀의 16강 상대는 사우디이며 오는 31일 오전 1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말레이시아가 증명한 대로 앞으로 5일간 얼마나 조직력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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