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3일(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알 야눕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한국과 호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클린스만호는 0-1로 뒤진 채 후반전 추가시간을 맞이했다. 패색이 짙었다. 호주의 탄탄한 수비망을 90분 이상 뚫지 못했다. 그렇게 그대로 4강행이 좌절되는 듯했다.
후반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다. 페널티박스 중앙 쪽에서 손흥민이 호주 수비수 4~5명을 앞에 두고 드리블을 펼쳤다. 공간도 좁고 선수들이 매우 많아 돌파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무모할 정도로 공을 발에 붙이고 어떻게든 전진했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섰고 넘어졌다. 삐익~. 심판이 휘슬을 입에 물고 손가락으로 페널티마크를 가리켰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한국은 이날 매우 답답한 공격을 이어갔다. 전반 42분 크레이그 굿윈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줄곧 끌려갔고, 추격전을 벌였으나 호주의 수비 벽에 번번이 막혔다. 높이 열세를 고려해 빠른 측면 돌파와 낮고 빠른 크로스나 컷백으로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호주 수비수들의 방어벽에 계속 걸리고 말았다.
거의 마지막 순간에 주장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어떻게든 본인이 해결한다는 심정을 가진 것인지 너무나도 무모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사실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를 기본으로 넓은 공간을 파고들며 드리블 돌파를 즐긴다. 거구의 호주 수비수들이 버티고 있고, 한국 선수들도 근처에 있어서 넓은 공간을 잡기가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당탕탕’ 드리블을 하면서 전진했고, 결국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다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정공법으로 호주의 수비를 뚫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파울을 유도했다.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단독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루이스 밀러의 파울을 이끌어내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희찬에게 양보했고, 황희찬의 성공으로 극적인 동점을 이뤘다.
1-1로 연장전에 돌입한 후에도 손흥민은 한국 공격을 지휘하며 호주를 몰아쳤다. 그러나 체력이 많이 떨어져 정확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연장전 전반 14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바로 뒤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다시 해결사 모드를 가동했다. 정상적인 공격으로 호주 수비를 뚫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최대한 집중해 정확하고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120분 혈투 끝에 한국이 2-1 역전승을 거뒀다.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4강 고지를 정복했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쏟아냈다. 9년 전 호주와 아시안컵 결승전에 연장 접전 끝에 1-2로 지면서 흘린 슬품의 눈물과 다른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거짓말처럼 9년 전 상황을 완전히 뒤집으며 설욕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전진을 멈출 생각이 없다. 이번 대회 그의 최종 계획은 바로 아시안컵 우승이다. 한국 축구 염원인 아시안컵 정상에 서기 위해 다시 달린다. 과연, ‘위대한 주장’ 손흥민이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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