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서 날 선 농담…연일 극장 승부 펼치며 ‘원팀’으로 뭉친 클린스만호
(도하=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요르단과의 결전을 이틀 앞둔 태극전사들이 훈련장에서 웃음 섞인 ‘디스(상대를 깎아내림)’전을 거침없이 펼쳤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4일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호주와 8강전에서 잇따라 120분 승부를 펼친 태극전사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회복에 초점을 맞춘 훈련을 했다.
밝은 표정으로 훈련장에 나온 선수들은 러닝 등으로 가볍게 몸을 푼 뒤 세 그룹으로 나뉘어 공 돌리기(론도)를 했다.
김태환(전북)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베테랑’ 김영권(울산)과 ‘캠틴’ 손흥민(토트넘)이 동료들을 향해 짓궂은 농담을 연방 날리며 분위기를 띄웠다.
김영권이 디스전의 ‘포문’을 열었다.
문선민이 헤더 실수를 하자 김영권은 “야! 문선민! 머리 깎고 오랬지!”라고 외쳤다.
다음 차례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1년 후배 박용우(알아안)가 실수하자 짓궂게 웃으며 지적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에 1992년생 동갑내기 절친인 김진수(전북)가 공을 놓치자 얼굴을 감싸 쥐며 “야! 창피하다 내가 진짜!”라며 앉아버렸다.
왼발잡이인 김진수는 오른발로 공을 차다가 실수한 터였다.
손흥민은 “진수 너 오른발 쓰지 마!”라고 놀렸고 김진수는 얼굴이 벌게졌다.
그다음에 김진수가 또 실수하자 김영권이 “넌 오른발 쓰지 말라니까 씨~”라며 거듭 ‘비수’를 날렸다.
조금은 날 선 농담을 주고받은 태극전사들이다. 외려 클린스만호가 ‘원팀’으로 끈끈하게 뭉쳐있음을 짐작게 했다.
조별리그 2차전부터 8강전까지 4경기 연속으로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넣으며 극적 승부를 펼쳐 보인 대표팀이다. 산전수전을 함께 겪으면서 클린스만호의 응집력은 강해지는 분위기다.
그간 많은 경기 시간을 소화한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뮌헨) 등 12명의 선수는 클린스만 감독의 지휘 아래 회복 훈련을 소화했다.
나머지 14명은 쇼트 스프린트 등 보다 숨이 가쁜 훈련을 하며 몸을 끌어올렸다.
이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훈련장을 찾아 태극전사들을 격려했다.
대회 초반 현장을 찾았던 정 회장은 호주와 8강전 당일 다시 카타르에 왔다.
정 회장은 전날 열린 일본과 이란의 8강전 경기는 현장에서 관전했다.
클린스만호는 한국 시간으로 7일 오전 0시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에서 한 번 맞붙은 요르단과 리턴 매치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결승에 오르면 이란-카타르 경기 승자와 맞붙는다.
한국은 1956년 제1회 대회,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거푸 우승한 뒤로는 한 번도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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