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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유격수 복귀 물거품? 감독은 3748억 사나이 먼저다, 하지만 여지는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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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유격수로 복귀시키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
▲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유격수로 복귀시키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

▲ 현지에서는 보가츠가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 현지에서는 보가츠가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시즌 막판 샌디에이고를 달궜던 하나의 주제는 팀의 주전 유격수이자 올스타 유격수인 잰더 보가츠(32)의 포지션 이동이었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기자인 데니스 린이 “팀이 내부적으로 보가츠의 포지션 이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약 3748억 원) 대형 계약을 한 보가츠는 입단 직후부터 포지션 논란이 있었다. 보가츠의 공격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30홈런을 칠 수 있는 유격수로 경력에서 다섯 차례나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하지만 수비는 공격만큼의 수준은 아니었다. 그리고 샌디에이고의 유격수 자리에는 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발돋움한 김하성(29)이 있었다.

‘베이스볼 서번트’의 OAA(타구 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평균보다 아웃카운트를 얼마나 더 잡아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에서 보가츠는 한동안 마이너스 선수였다. 2016년에는 -12, 그리고 2021년에도 -7을 기록했다. 2022년 +5로 반등하기는 했으나 수비에서도 리그 최정상급 선수인지는 누구도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보가츠는 입단 직후 “유격수로 뛰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 수비가 아주 엉망인 선수도 아니고, 2억8000만 달러짜리 선수의 뜻을 거스르기도 애매했다. 결국 김하성이 2루,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1루로 자리를 옮기는 선에서 교통정리가 끝났다.

보가츠의 지난해 OAA는 +2로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좋지도 않았다. 반대로 김하성의 수비력은 해가 갈수록 좋아졌다. 린은 샌디에이고가 보가츠를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옮기고 수비가 중요한 유격수 포지션에 김하성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황에 따라 김하성이 유격수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의 새 사령탑이 된 마이크 쉴트 감독은 보가츠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쉴트 감독은 팀의 고문과 코치를 거쳐 감독 자리에 올랐다. 외부에서 와 선수들 기량 파악이 필요한 지도자가 아니다. 쉴트 감독은 지역 유력 매체인 3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장문의 인터뷰에서 우선적으로 보가츠를 유격수로 두고, 선수와 대화를 나눠볼 뜻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쉴트 감독은 ‘올 시즌 잰더 보가츠는 어떤 포지션을 맡는가’는 물음에 “좋은 질문이다. 그는 현시점 유격수로 뛰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내야 오른쪽(2루나 1루)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았는가’는 물음에는 “본격적이지 않다. 우리는 곧 함께 (대화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면서 “그는 유격수 포지션에서 잘했다(nice job)”고 말했다.

여기까지 보면 일단 보가츠를 유격수로 계속 뛰게 하겠다는 뜻이 읽힌다. 지난해 코치로 보가츠의 수비 움직임을 본 쉴트 감독은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밝혔을 수 있다. 보가츠와 대화를 나눠보겠다는 이야기는, 보가츠의 의견 또한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당장 개막 유격수를 바꿀 것이라는 확답은 하지 않았다.

▲ 쉴트 감독은 보가츠의 포지션을 놓고 대화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 쉴트 감독은 보가츠의 포지션을 놓고 대화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 김하성과 보가츠의 포지션 교체는 장기적으로 서로와 팀에 이득이 될 가능성이 있다
▲ 김하성과 보가츠의 포지션 교체는 장기적으로 서로와 팀에 이득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쉴트 감독은 김하성이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여 관심을 자아낸다. 쉴트 감독은 “분명히 김하성은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그도 유격수 자리에서 뛸 수 있다”면서 “좋은 소식은 그곳(유격수)에 옵션이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구단의 의견, 보가츠의 의견 등을 모두 경청한 뒤 김하성을 유격수로 기용할 여지는 남겨놨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샌디에이고로서는 보가츠의 포지션을 바꾸는 게 좋다. 이제 30대 중반으로 향할 보가츠가 1루 혹은 2루로 간다면 수비 부담을 덜고 자신의 강점인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 김하성은 분명 보가츠보다 더 좋은 수비수다. OAA에서 김하성은 2021년 +2, 2022년 +4, 그리고 지난해 +7을 기록했다. 유격수 수비도 강화하면서, 보가츠의 공격력까지 살리면 이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가 없다. 

결국 올해 스프링트레이닝을 앞두고 어떤 결단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꼭 보가츠와 김하성 사이의 역학관계 때문만은 아니다. 샌디에이고는 팀 내 최고 유망주 중 하나이자, 메이저리그 전체를 따져도 최상위권 유격수 유망주인 잭슨 메릴이 올 시즌 어느 시점 26인 로스터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릴도 유격수로 뛰었을 때 가치가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보가츠의 자리를 이어 받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올해 서울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시즌 첫 경기에 나설 주전 유격수가 누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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