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아시아 1, 2위인 일본(17위)-이란(21위)의 이른 만남은 흥미로움 그 자체다. 어떤 경기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 그렇다.
일본과 이란은 3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서 격돌한다.
양팀은 지난 2019년 UAE 대회 4강에서 만난 기억이 있다. 당시는 일본이 3-0 완승을 거뒀다. 잔패스 중심의 일본과 피지컬에 기반한 힘을 앞세운 이란은 전반 내내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 탐색하느라 시간을 보냈고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후반 양팀이 승리 본색을 드러냈고 일본이 10분 오사코 유야(빗셀 고베)의 헤더 골에 20분 페널티킥까지 넣으며 순식간에 점수를 벌렸다. 이후 추가시간 하라구치 겐키(슈투트가르트)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승리로 끝냈다.
스타일이 180도 다른 양팀의 경기는 미리보는 결승전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서로 대진운이 따르지 않았다. 한국이 8강에 카타르에 0-1로 패하며 탈락한 상황이었기에 더 집중도가 높았다.
승부에 대한 집착이 컸기 때문일까, 양팀은 만나기만 하면 엉겨 붙어 싸웠다. 이란은 최대 라이벌인 이라크와 더불어 한국, 일본만 만나면 신경전을 불사했다. 이라크는 지역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축구 실력과 쌓인 역사로 인한 라이벌 의식의 강함이 그대로 그라운드 위에 표출됐다.
이날 경기도 경기 중간마다 서로 거친 파울로 신경전을 벌이다 ‘이란 손흥민’이라 평가받았던 사르다르 아즈문(AS로마)이 종료 직전 시바사키 가쿠(가시마 앤틀러스)의 뺨을 때렸다.
이 장면을 본 일본 주장 요시다 마야(LA갤럭시)가 흥분해 아즈문에게 뛰어가 싸웠다. 양팀 선수들도 모두 영겨 붙어 몸싸움을 벌였고 나가토모 유토와 아즈문이 경고를 피하지 못했다. 나가토모의 경이 에산 하지사피(AEK아테네)에게 떠밀린 뒤 화가 나서 밀치다 받아 억울했던 부분이 있었다. 경고 5장(이란 3장, 일본 2장)이 나온 치열한 경기였다. 상처뿐인 승리를 안고 결승에 오른 일본은 카타르에 1-3으로 패하며 우승 기회를 날렸다.
이번에도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아즈문이 중책을 맡았다. 16강 시리아전에서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득점왕 출신의 골잡이 메흐디 타레미(FC포르투)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공격력 약화로 아즈문이 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카림 안샤리파드(아리스)가 얼마나 보조해 주느냐가 관건이다.
반대로 일본은 측면 공격수 이토 준야(랭스)가 성 비위 문제로 퇴출, 경기 외적으로 어수선하지만, 전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드리블러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호브 알비언)가 부상에서 복귀해 바레인을 상대로 실력을 보여줬다. 90분 내 경기를 끝내느냐 연장 승부를 하느냐가 경기 중요 관전 포인트다.
주요 베팅 업체는 일본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벳365’는 이란 승리에 4.75배, 패배에 1.80배의 배당률을 설정했다. ‘SBO’도 이란 승리에 4.33배, 패배에 1.80배를 걸었다. 타레미의 퇴장이 일본 승리를 더 우세하게 보고 있는 셈이다.
이란이 이기려면 일본을 육체적으로 힘들게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양팀 모두 16강전 종료 후 2일 16시간(이란), 2일 22시간(일본) 만에 경기를 치른다. 가장 휴식 간격이 짧았던 한국(2일 20시간) 다음으로 적은 팀들이다. 이란은 시리아와 승부차기 승부까지 갔었다는 점에서 더 힘들다. 한국을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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