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알 와크라(카타르), 박대성 기자] “마지막까지 (카타르) 도하에 있기를 바란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반드시 끝까지 생존해 결승전의 맛을 보겠다고 다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호주와의 8강전에서 황희찬, 손흥민의 골로 연장전 120분 경기를 2-1로 이기고 4강에 진출해 조별리그 2차전 상대 요르단과 결승 진출을 놓고 겨룬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연장전이었다. 지쳐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포기를 모르고 뛰어 승리를 가져왔다. 2015년 호주 대회 이후 9년 만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전에 이어) 또 다시 드라마를 썼다. 너무나 힘든 경기였고, 120분 동안 혈투였다. (이겨서) 정말 자랑스럽고 우리 선수들과 함께해 영광스럽다”라며 태극전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사우디전에 이어 호주전도 선제골을 내줬던 클린스만호다. 이후 따라가고 뒤집었다. 클린스만은 “가끔은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실점하니 경기력이 더 나아지는 것 같다”라며 기묘한 농담을 했다.
4강에 올라 만나는 상대는 요르단, 2-2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그는 “4강에 진출해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 요르단과 만나게 된다. 다시 싸우는 것으로도 조별리그에서 E조가 얼마나 강팀이 많았고 힘들었는지를 증명한다. 도하에 남았으니 마지막까지 있기를 바란다”라며 결승 진출을 다짐했다.
후반 45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황희찬이 키커로 나서 1-1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전반 14분 황희찬이 프리킥을 얻어냈고 손흥민이 오른발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그는 “환상적인 선수들과 함께 하고 있다. 선수들이 스스로 만드는 팀 분위기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승리의 원동력은 국민들께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우승컵을 가져다 드리고 싶은 간절함이 만든 것 같다. 선수들이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긴장해 전반에 고전하는 것 같다. 한 골 밀리면 우승을 위해 앞만 보면서 골을 넣고 이기는 길이 최선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운영을 주도적으로 하다가 실점하는 것은 반복되고 있다. 클린스만은 “저 역시 이렇게 힘들고 마지막까지 긴장감 넘치고 손에 땀이 나는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 빠르게 경기 결과를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선수들이 끝까지 보여주는 투쟁심, 투혼, 믿음이 진짜 대단하고, 이를 다시 강조한다. 선수들의 태도와 보여주는 모습들이 자랑스럽다. 이번 대회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는 대단하다”라고 자랑했다.
요르단은 많이 뛰고 투쟁심이 있다. 경고를 받아 누적, 나서지 못하는 중앙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결장은 꽤 크다. 그는 “본인이 가장 안타까울 것이다. 후방에서 리더 역할을 잘해주고 있어서 정말 안타깝다”라면서도 “대안은 있다. 정승현(울산HD)이 있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박진섭(전북 현대)도 활용 가능하다. 스리백도 설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벼랑 끝에서 생존해 위기를 넘기는 클린스만호를 두고 ‘방학 숙제 축구’, ‘좀비 축구’라 부르는 누리꾼들이 있다. 그는 “별명은 얼마든지 지어줘도 괜찮다. 나중에 대회 종료 후 호텔을 연장한 영수증만 주지 않으셨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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