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한국인 최초의 골드글러브 수상자와 KBO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그리고 ‘코리안 몬스터’가 한 팀에서 뛸 수 있을까. 이뤄진다면 역대 최초 ‘메이저리그 1팀 한국인 선수 3명’ 진기록이다.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꽤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에 속한다. 미국 현지 매체의 류현진 행선지 예상이 점점 샌디에이고행으로 좁혀지고 있다.
MLB네트워크 존 폴 모로시 기자가 방송에서 류현진의 행선지를 샌디에이고로 예상하면서 “좋은 대우”와 “빠른 시일 내에 계약”을 예상했다. 모로시 기자는 지난 2013년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신인일 때부터 그를 관심있게 지켜봤던 인물이다. 단 이번 오프시즌에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한다는 초대형 오보로 사과하는 불상사도 있었다.
모로시 기자는 최근 MLB네트워크 방송에서 오프시즌 기간 남아있는 FA 선수들의 근황을 정리하며 “브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가 아직 계약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두 명 외에도 아직 FA로 남아있는 베테랑 투수가 있다. 류현진과 마이클 로렌젠 또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 남아있는 FA 투수 가운데 스넬과 몽고메리, 그리고 류현진과 로렌젠을 ‘톱4’로 분류한 셈이다.
이어 “류현진은 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했다. 내 생각에 이점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류현진은 나올 때마다 6~7이닝을 던지지는 못했지만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류현진과 로렌젠은 믿을만한 하위 선발투수다”라고 했다. 류현진은 지난 2022년 팔꿈치 수술 후 지난해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경기에서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돌아오겠다던 시즌 전 계획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오차가 크지는 않았다.
게다가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복귀전부터 5이닝을 던졌고, 세 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따냈다. 5이닝을 초과한 경기는 9월 13일 텍사스전 6이닝 3실점 한 번 뿐이었지만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에는 확실히 안정감이 있었다. 평균자책점이 3.46, 조정 평균자책점(ERA+, 파크팩터를 감안해 조정한 지표로 100이 평균)은 123에 달했다. 토론토 소속이던 지난 4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투구 이닝에서도 류현진은 할 말이 있다. 지난해 1경기 최다 투구 수가 90구를 넘지 않았다. 그만큼 토론토가 류현진의 팔꿈치를 신중하게 관리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모로시 기자는 “적합한 팀으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있다. 샌디에이고는 새로운 투수를 찾아야 한다. 블레이크 스넬은 나갔고, 후안 소토는 트레이드로 내보냈다. 그래서 베테랑 선발투수가 필요하고, 류현진의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샌디에이고는 특히 왼손투수가 필요한 팀으로 꼽힌다. 선발 로테이션이 전부 오른손 투수들로 채워진데다, 풀타임 경험이 검증된 투수가 많지도 않다. 원투펀치 조 머스그로브와 다르빗슈 유는 모두 지난해 부상 경력이 있다. 머스그로브는 어깨, 다르빗슈는 팔꿈치가 문제였다. 그래서 왼손투수면서 베테랑인 류현진이 샌디에이고에 어울린다는 의견이 많은 매체에서 나오고 있다.
재활은 끝났다. 이제 류현진은 건강하게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모로시 기자는 “류현진은 지금 고국인 한국에서 일반적인 오프시즌 루틴을 따르고 있다고 한다. 정상적으로 공을 던지면서 보통의 시즌을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재활 일정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류현진에게 매우 의미가 있다. 베테랑 류현진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머지 않아 계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얘기했다. 지난해 투구 이닝이 적었던 점에 대한 변호이자, 류현진에 대한 신뢰를 담은 설명이었다.
만약 류현진이 샌디에이고에 합류한다면 역대 최초의 ‘코리안 드림팀’이 탄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 3명이 동시에 메이저리거 로스터에 포함된 적은 없었다. 박효준 배지환이 뛰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최지만을 영입해 역대 최초 기록이 기대됐으나 로스터에 자리를 만들기 위해 박효준이 양도지명(DFA) 절차를 밟게 됐다.
김하성은 이미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로 꼽힌다.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샌디에이고 팬덤이 아끼고 응원하는 선수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3년째인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서 선수로서의 가치도 치솟았다. FA를 한 시즌 남겨둔 가운데 트레이드 문의가 후안 소토보다 많았다는 뒷얘기도 나온다.
고우석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극적으로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마쳤다. 한국 시간으로 포스팅 마감 이틀 전 샌디에이고의 최종 오퍼가 나왔다. 고우석은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날아가 마감까지 단 7분을 남기고 메디컬테스트에서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고 계약을 확정할 수 있었다. 여기에 코리안몬스터까지 가세한다면, 그야말로 코리안 드림팀이다.
마침 샌디에이고는 개막전을 미국 본토가 아닌 대한민국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른다. 다음 달 20일과 21일 다저스와 서울 개막전을 벌일 예정이다. 여기에 17일과 18일에는 각각 LG 트윈스, 리그 유망주로 이뤄진 팀 코리아와 두 차례 연습경기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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