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감독을 1월에 뽑아야 하는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새 사령탑 인선에서 속도보다는 방향성에 방점을 찍었다.
심재학 KIA 단장이 밝힌 방향성은 확실하다. 심 단장은 2일 “현재 팀이 처한 상황을 잘 수습하고 성적도 낼 수 있는 감독을 찾겠다”고 원칙을 설명했다.
김종국 전 감독이 구단 후원 업체로부터 계약과 관련해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급기야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상황에 이르자 KIA 구단 고위층은 서둘러 김 전 감독을 경질했다.
선수단의 호주 스프링캠프 출발을 불과 사흘 앞둔 지난달 27일에야 김 전 감독의 비위 혐의를 제보로 알게 된 KIA 구단은 김 감독과 계약 해지로 선수단을 조속히 안정시키는 방향을 택했다.
KIA는 진갑용 수석코치의 감독 대행 체제로 캔버라에서 훈련에 매진 중이나 본격적인 전쟁을 두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병졸을 이끌 확실한 장수가 없어 훈련장 분위기가 뒤숭숭한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정규리그 개막 시간표를 보면, 실전 위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일본 오키나와현 2차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KIA가 새 감독을 선임해야 그나마 일사불란한 분위기에서 개막전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심 단장은 “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데드라인을 인위적으로 정하지 않고 구단 방향성에 맞는 감독님을 신중하게 선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흔들리는 현재 KIA의 상황을 잘 추스르려면 선수단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새 감독 후보로 유력하다.
다만 성적은 담보할 수 없다. KIA의 새 사령탑으로 거명되는 내부 후보들이 어찌 됐건 지난 2년간 김 전 감독과 호흡을 맞춰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기간 성적에 대한 동반 책임에서 벗어날 순 없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이룬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이 올해 KIA를 3강 중 하나로 평가할 정도로 KIA의 투타 전력은 강력하다. 그래서 더욱이 성적을 낼 감독이 꼭 필요하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같은 누구나 수긍할 만한 성적을 낸 지도자는 재야에 있다.
최근까지 팀을 이끈 경력만 보면 ‘초짜’ 감독이 될 수밖에 없는 KIA의 내부 후보들보다 낫다.
그러나 타이거즈 ‘팬심’과 성적, 현대 야구 트렌드라는 세 마리 토끼를 다 품을 만한 재야 후보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KIA는 심 단장을 주축으로 한 실무진이 새 감독 후보를 추려 모그룹 고위층에 보고한 뒤 재가를 받아 새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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