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클린스만호의 ‘1992년생 듀오’ 손흥민(토트넘)과 김진수(전북)가 9년 전 패배 설욕에 나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우리 시간으로 3일 오전 0시 30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상대는 2015년 대회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호주다.
당시 호주가 연장 접전 끝에 2-1 승리를 거두고 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한국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호주 아시안컵 멤버 중 아직 대표팀에 남아있는 선수는 공격수 손흥민과 왼쪽 수비수 김진수, 그리고 센터백 김영권(울산), 셋뿐이다.
호주 대회에서 오른쪽 수비수로 종횡무진했던 차두리는 현재 코치로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9년 전 패배의 기억은 특히 손흥민과 김진수에게 진하게 남아있을 터다.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에게 실점해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46분 손흥민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그러나 한국은 연장 전반에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김진수가 왼쪽에서 키 189㎝ 장신 공격수 토미 유리치와 몸싸움에서 지면서 돌파를 허용했고, 이게 제임스 트로이시의 골로 이어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얼굴을 감싸 쥐고 울어버렸고, 김진수의 얼굴 역시 땀과 눈물로 범벅이 돼버렸다.
김진수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결승 경기를 수십, 수백 번 돌려봤다”며 짙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령별 대표 시절부터 왼쪽 수비수, 왼쪽 공격수로 찰떡궁합을 과시해온 김진수와 손흥민은, 지금도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모두가 인정하는 ‘월드 클래스’ 손흥민은 클린스만호의 대체 불가능한 무기다.
‘건강한 김진수’는 대표팀의 왼쪽 풀백 ‘1번 옵션’이다. 그는 종아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채 대회 개막을 맞았지만,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교체 출전하며 호흡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는 벤치를 지켰다.
대표팀은 김진수의 몸 상태가 당장 호주전에 선발 투입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좋아진 것으로 파악한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클린스만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활개를 치고픈 선수의 욕망을 잘 활용할 줄 안다.
김진수의 몸 상태는 물론이고, 투쟁심까지 정점에 달했을 때 선발 출전시킨다면 복귀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호주전은 태극전사들이 체력 열세를 떠안고 치러야 하는 일전이다. 에너지가 꽉 차 있는 김진수가 선발로 복귀하기에 제격인 무대다.
김진수가 돌아온다면, ‘1992년생 듀오’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로 가동된다. 두 베테랑으로서는 ‘9년 전 아쉬움’을 씻어낼 좋은 기회다.
손흥민은 “2015년에 상당히 마음이 아팠다. 그런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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