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불과 이틀 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치렀는데도 태극전사들은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 대비한 마지막 훈련을 소화했다.
클린스만호는 불과 이틀 전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8강에 올랐다.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들은 하나같이 웃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며 몸을 풀던 선수들은 러닝으로 몸을 덥혔다.
몇몇 선수들은 취재진 쪽으로 뛰어올 때 환하게 웃어 보이기도 했다.
부상에서 복귀, 조별리그 3차전과 16강전에 잇따라 교체로 투입된 뒤 특유의 힘 넘치는 돌파를 보여줘 팬들을 든든하게 한 황희찬은 취재진을 향해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외쳤다.
황희찬은 양 허벅지에 테이프를 칭칭 감고 있었다. 그러나 발놀림은 가벼워 보였다.
늘 기분이 좋아 보이는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도 그랬다. 다만, 순발력 훈련을 할 때 한 선수의 움직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더미(사람 모양의 큰 모형)를 확실하게 터치해!”라고 사납게 외치기도 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자 “와후!”라고 기합을 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훈련에는 26명의 태극전사가 모두 참여했다.
호주는 한국보다 이틀 먼저 16강전을 치렀고, 경기를 90분 안에 끝냈다.
따라서 이번 8강전은 한국이 체력적으로 열세에 놓인 채 벌이는 승부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훈련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소속팀에서 짧은 휴식 기간 속에서 경기 치러 본 선수들이 많이 있다. 토너먼트는 원래 이렇다. 고통을 이겨내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인근 카타르대학 트레이닝 센터에서 마지막 훈련을 한 호주 선수들도 밝은 분위기 속에서 호흡을 맞췄다.
호주 선수들은 웃으며 공 돌리기(론도)와 워밍업을 했다.
다만, 미드필더 잭슨 어바인은 보다 결연한 표정이었다. 189㎝ 장신 미드필더로 공격 전개는 물론 슈팅에도 능한 그는 호주 대표팀의 ‘사령관’이라 할 만한 선수다.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감독은 호주의 체력적 우위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는 그게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은 몸과 마음을 재충전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호주의 8강전은 한국 시간으로 3일 오전 0시 30분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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