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비난 여론? 진짜 하나도 신경 안 썼다니까요? 하하.”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비난의 목소리를 단번에 지워버린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은 이렇게 말했다.
조규성은 26명의 태극전사 중 가장 많은 ‘악풀 세례’를 받은 선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계속 선발 출전했으나 숱한 득점 찬스를 날려버렸다.
많은 팬이 그의 경기력에 대해 비판했다. 일부 몰지각한 팬들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인신공격까지 해댔다.
그러나 조규성은 골 침묵이 길어지는 동안에도 늘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대했다. 그는 “비난 여론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웃곤 했다.
조규성은 호주와 8강전을 하루 앞둔 1일 카타르 도하의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참석했다.
‘그동안 정말 비난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 자기암시를 한 것인지’를 묻는 말에 조규성은 “진짜 하나도 신경을 안 쓴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어 “(비난은) 모든 운동선수가 겪어야 할 숙명이다. 선수라면 주변의 소음을 신경 쓰지 않는 방법, 노하우가 있다. 난 명상도 하고 책도 읽는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날 조규성을 대동한 데에는, 그에게 힘을 북돋워 주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을 터다.
조규성은 “(비난하는 사람들보다)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 옆에는 감독님이 있고, 동료들도 있다”면서 “(비난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건 신경 안 쓴다”고 힘줘 말했다.
호주에는 체격 좋은 수비수가 많다. 조규성에게는 작지 않은 부담이 될 터다.
조규성은 “호주라는 팀은 단단하다고 생각한다. 수비도 단단하다”면서도 “우리 팀에는 더 빠르고 날렵한 선수가 많다. 득점력에서 큰 걱정은 안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5년 호주 대회 결승에서 호주와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호주 대회 결승전과 관련해 동료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를 묻는 외국 기자의 질문에 조규성은 “그때는 내가 없었다. 오래전 일이라 기억도 잘 안 난다”고 답했다.
한국과 호주의 8강전은 한국 시간으로 3일 오전 0시 30분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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