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황소’ 황희찬이 완전히 살아났다. 부상의 늪에서 탈출해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펄펄 날았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 공격에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주와 8강전에서는 선발 출전이 유력해 보인다.
황희찬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1, 2차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한국 3-1 승리),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2-2 무승부)에서 벤치를 지켰다. 대표팀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에 그치면서 황희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컨디션을 끌어올린 황소는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 교체 출전했다.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접기’ 기술 등을 선보이며 부상의 늪에서 탈출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한국이 말레이시아와 충격적인 3-3 무승부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달 31일(이하 한국 시각)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16강전도 벤치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클린스만호가 후반전 초반 불의의 실점으로 뒤지자 곧바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한국의 추격전을 이끌 ‘돌격대장’ 임무를 맡으며 후반 9분 투입됐다. 정우영을 대신해 왼쪽 측면에 서면서 동점골을 사냥했다. 10분 뒤 조규성과 박용우가 들어오면서 팀이 기본 전형을 3-4-2-1에서 4-2-3-1로 바꾸자, 왼쪽 윙포워드로 뛰면서 공격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빠른 발과 저돌적인 돌파로 사우디 수비진을 유린했다. 측면을 깊숙이 침투해 날카로운 컷백을 동료에게 내주며 찬스를 만들었고, 직접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들며 기회를 엿보기도 했다. 사우디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도 냉정함을 유지했고, 묵직한 돌파와 헤더 슈팅 등으로 한국의 공격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연장전까지 눈에 확 띄는 활약을 펼친 그는 승부차기에서 한국의 네 번째 키커로 나서 강한 슈팅으로 승부를 매조지었다.
우리가 알던, 우리가 기대했던 황희찬이 드디어 돌아왔다. 놀라운 스피드와 폭발력으로 상대 수비진을 정면 돌파하고, 도우미와 해결사 구실을 두루 하면서 한국의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단순한 패턴과 세트 피스 공격에 의존했던 클린스만호는 황희찬의 가세로 공격 옵션 다양화와 파괴력 증가를 동시에 이뤘다. 황희찬이 왼쪽에서 살아나자 오른쪽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이강인까지 부활해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사우디전에서 후반전 초반부터 승부차기까지 소화했다. 풀타임을 뛰어도 전혀 문제 없는 체력을 증명했다. 이제 ‘사커루’ 호주 사냥에 나선다. 3일 호주를 상대로는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과연, ‘황소’ 황희찬이 ‘사커루’의 옆구리를 날카롭게 파고들며 한국에 또 한번 시원한 승리를 안길지 주목된다.
[황희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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