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쟁자가 또 늘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가 왼손 투수 완디 페랄타(33)와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아직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4년 1650만 달러(약 220억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옵트 아웃 조건도 포함됐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페랄타는 2009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신시내티 레즈에 입단했다. 오랜 숙성기를 거친 후 2016년 신시내티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 등을 거치며 중간 계투로 활약했다.
페랄타는 커리어 통산 8시즌 동안 385경기 345⅔이닝 4승 2패 18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3.88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양키스 소속으로 정규시즌 53경기에서 54이닝을 책임졌고 18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 양키스 마운드를 지켜냈다.
MLB.com은 “페랄타는 지난 시즌 양키스에서 54이닝 동안 탈삼진 51개를 잡아냈다. 평균자책점은 2.83을 기록했으며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1.4를 찍었다.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며 페랄타의 2023년 활약상을 소개했다.
페랄타는 왼손 타자를 상대로 강점을 보여 왔다. 제구만 잘 잡힌다면, 샌디에이고 불펜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MLB.com은 “페랄타가 자신의 컨트롤을 활용할 수 있다면, 샌디에이고는 왼손 강타자들이 즐비한 내셔널리그에서 강력한 좌완 투수를 얻게 될 것이다”고 했다. 지난해 페랄타의 왼손 타자 성적은 좋았다. 피안타율 0.138에 불과했고, 피출루율 0.271, 피장타율도 0.213을 기록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알짜 불펜 투수들을 수집하고 있는 샌디에이고다.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샌디에이고는 주축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어 떠나는 걸 지켜봐야 했다.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해온 조쉬 헤이더 역시 마찬가지다.
헤이더는 최고구속 101마일(162km)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98마일(158km)까지 찍히는 싱커볼을 앞세워 샌디에이고 뒷문을 책임졌다. 그는 커리어 통산 349경기 388⅔이닝 20승 21패 39홀드 165세이브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한 특급 마무리 투수다. 하지만 헤이더의 예상 몸값이 1억 달러(약 1335억원) 이상으로 책정된 탓에, 샌디에이고는 헤이더와 협상 테이블조차 꾸리지 못했다. 결국 헤이더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5년 9500만 달러(약 1270억원) 계약을 맺고 샌디에이고를 떠났다.
대신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먼저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와 5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5억원) 계약을 맺었다. 2026년과 2027년 이후 옵트 아웃 조건이 달려 있다. 5년 차인 2028년에는 부상을 입었을 때 클럽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마쓰이는 신장 173cm, 체중 75km의 체격 조건을 갖춘 왼손 투수다. 왜소한 몸집에도 최고구속 96마일(154km)에 달하는 패스트볼을 뿌린다. 여기에 주무기인 스플리터를 적극 활용해 일본 프로야구 무대를 정복했다. 지난 시즌 마쓰이는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으로 59경기에서 2승 3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했다. 프로 통산 10시즌 동안 25승 46패 76홀드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 일본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샌디에이고의 전력 보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KBO리그 특급 클로저 고우석까지 영입했다. 계약 기간은 2+1년이다. 첫 2년 동안 연봉 400만 달러(약 53억원)를 받고, 3년차 무추얼 옵션을 실행했을 때 최대 940만 달러(약 125억원)까지 수령할 수 있다.
고우석은 LG 트윈스와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157km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인 고우석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를 공략했다. 커리어 통산 354경기에서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특히 2022년에는 61경기 60⅔이닝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세이브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고, KBO리그 역대 최연소 40세이브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미국 현지 언론은 고우석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고우석의 구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이적시장 소식을 주로 다루는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공개된 스카우트 보고서를 보면, 고우석은 빅리그 수준의 불펜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90마일 중반 대 패스트볼을 던지며, 90마일 초반의 컷패스트볼도 구사한다. 커브도 일품이다. 흥미로운 무기를 가지고 있다”며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것이라 내다봤다.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 역시 “고우석은 데뷔시즌에 62경기에 등판해 62이닝을 투구하면서 3승 3패 1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다. 탈삼진은 72개로 9이닝당 탈삼진 10.4개를 올릴 것이라 내다봤고, 9이닝당 볼넷 예상치는 4.16개다.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에서 마무리 투수를 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쓰이에 이어 페랄타까지 합류하면서 경쟁자가 늘었다. 여기에 로버트 수아레즈도 있다. 모두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투수들이라 마무리 보직을 두고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MLB.com은 “샌디에이고는 헤이더가 휴스턴과 5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식적으로 마무리 투수를 잃었다. 헤이더와 계약을 맺지 않았지만, 샌디에이고는 최근 몇 주 동안 불펜을 강화하기 위해 활용도 높은 투수들을 영입했다”면서 “마쓰이, 고우석, 페랄타 모두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샌디에이고에 합류했다”며 샌디에이고가 이번 겨울 불펜 보강에 열을 올린 샌디에이고의 행보를 전했다. 그러면서 “샌디에이고 불펜진에는 오른손 투수들이 많은데 왼소 투수 페랄타와 마쓰이가 합류하면서 좌우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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