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한파 선제 대응…개막 10일 만 목표 관람객 25만명 초과, 40만명
김진태 지사 “기반 시설 활용·비용 절감…성공대회 자부심 남을 것”
공무원 노조 “예산 부족해 처우 열악…경기장 관중으로도 동원돼” 비판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대회(강원 2024)가 1일 1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파급 효과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6년 만에 열린 이번 청소년 올림픽을 통해 강원은 아시아 동계스포츠의 중심지로 부상했고, K-컬처를 세계에 확산했다.
지난해 새만금 여파로 우려가 제기됐던 한파와 폭설, 위생 문제와 관련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큰 사고 없이 대회를 치러냈다.
다만 일부 공무원을 관중으로 동원해 대회를 치른 현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점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 개막 10일 만에 목표 관람객 25만명 돌파…체험·전시·공연프로그램 풍성
강원 2024에는 세계 78개국에서 1천802명의 선수와 코치진을 비롯한 1만5천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강릉올림픽파크에서 열린 빙상 경기는 연일 매진됐고,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종목이 펼쳐진 경기장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회는 개막 10일 만에 애초 목표했던 관람객 25만명을 넘어섰고, 폐막일까지 40만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경기뿐만 아니라 강원의 문화와 K-컬처를 알리기 위한 문화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강릉 선수촌에서는 대회 기간 6차례에 걸쳐 ‘K-팝 커버댄스 배우기’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경포해변과 대관령 트레이닝센터, 강릉아트센터에서는 예술 작품을 선보였다.
강릉아트센터에서는 연일 대한민국 최고의 예술가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공연했다.
도는 평창돔과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K-컬처 페스티벌을 열어 도내의 문화예술을 소개하고 대회 열기를 고조시켰다.
영화 ‘오징어게임’을 통해 세계에 유명해진 달고나 만들기 체험, 가래떡·감자·군밤·떡볶이 등의 K푸드 체험도 대회 기간 인기를 끌었다.
◇ 노로바이러스 확산 차단 성공, 한파·폭설 대응 선방
도와 조직위는 개막 이틀을 앞두고 심판 2명이 노로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자 한때 바짝 긴장했다.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 전문인력을 긴급 투입하고,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대회 기간 추가 확진자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청소년 선수들이 매서운 한파에 노출되고, 폭설로 경기가 차질을 빚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대응했다.
도는 올림픽 중점관리도로 195㎞ 구간을 24시간 살피고, 폭설이 내린 대회 첫 주말 제설 장비 953대와 인력 1만2천여명, 제설제 6천t을 투입했다.
밤샘 제설작업을 통해 다음 날 경기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길을 시원하게 뚫어 놓아 폭설로 인한 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두비 IOC 수석국장은 “폭설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신속한 대응이 놀랍고 고맙다”고 평가했다.
폭설에 이어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자 자원봉사자와 대회 운영 인력에 방한 유니폼을 지급하고, 교대 근무 시간을 단축했다.
또 야외 설상 경기장 15곳에는 난방 쉼터를 설치하고, 얼어붙은 몸을 녹일 수 있는 난방버스와 심신회복차량을 운영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2018년 평창올림픽 때 사용한 기반 시설들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당시 올림픽 선수들이 뛰었던 경기장에서 꿈나무 선수들이 대회를 치르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경제적 효과”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 올림픽은 우리 도민들에게 평창올림픽, 세계산림엑스포에 이어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자부심으로 남을 것”이라며 “대회 성공 개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 빠르게 대처해 준 운영 인력과 자원봉사자들 덕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 강릉·평창 지역 식당가·카페·전통시장 모처럼 활기
강원 2024 기간 강릉과 평창 지역은 외국인 선수들과 관람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선수촌이 마련된 강릉원주대 인근 교동택지와 유천택지 식당가는 외국인들로 붐벼 올림픽 특수를 누렸다.
청소년 선수들은 K푸드를 대표하는 치킨과 삼겹살은 물론 동해안의 각종 해산물로 만든 지역 대표 요리들을 맛보며 추억을 쌓았다.
강릉 중앙시장도 먹거리를 즐기고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수제 어묵 크로켓, 닭강정, 오징어순대, 호떡 등 생경한 맛과 멋을 즐겼다.
강릉 안목해변의 카페에서는 시민과 외국인들이 함께 둘러앉아 따뜻한 음료와 함께 언 몸을 녹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평창 대관령면도 뜨끈하면서 시원한 국물 맛으로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유명 황태해장국 식당들은 예약 없이는 자리에 앉을 수 없을 정도로 붐볐고, 식당 앞으로 대형 버스들이 줄지어 차량 통행이 힘들 정도였다.
◇ 공무원 노조 “겉만 번지르르한 대회…관중으로도 동원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대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막바지 대회 준비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6년 전 평창올림픽과 비교해서는 턱없는 예산과 준비 부족으로 공무원 사회에서 불만이 속출했다.
강원도 시군공무원노조·직협협의회는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서도 사명감만 가지고 일을 하기에는 처우가 매우 열악하다고 꼬집었다.
대회 준비를 위해 파견 나간 기간 숙소는 본인이 해결해야 했고, 식사는 개막 이후에나 제공됐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지역사회단체를 인솔해 단체 응원을 지원하거나 경기장이 썰렁해 보이지 않도록 관중으로 동원되기까지 했다.
도 시군공무원노조·직협협의회는 “이번 대회는 준비와 예산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관심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공무원들이 관객으로 동원돼 응원까지 해야 하는 대회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또 “겉만 번지르르한 각종 세계 대회의 이면에 어떠한 부당함이 있는지 이제 국민도 알아야 한다”며 “이번 대회가 끝난 뒤 파견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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