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딛고 골 만들어내…호주전에서도 득점포 가동 기대”
(도하=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저도 골을 위해서라면 죽음을 불사할 9번이었습니다. 조규성(미트윌란)도 그랬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믿음에 골로 보답한 조규성을 향해 함박웃음을 지었다.
클린스만호는 31일(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클린스만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극적으로 승리했다.
앞선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으나 한 골도 넣지 못해 비난 여론에 시달리던 조규성이 교체 투입돼 정규시간 후반전 종료 직전 천금 같은 1-1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역 시절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는 골을 넣어야 숨 쉬고 살 수 있는 9번(스트라이커)이다”라면서 “난 골을 위해서라면 죽음을 불사할 9번이었다. 조규성도 그랬다. 부진을 딛고 다음 기회에서 골을 만들어냈다”고 힘줘 말했다.
조규성을 향한 비난 여론이 일어도 클린스만 감독은 그를 향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전 ‘선발로 나가지 않아도 넌 득점할 거다’라는 말을 해줬다”면서 “스트라이커는 지나간 놓친 찬스는 빨리 잊고, 그다음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 좀 늦기는 했지만, 조규성은 멋진 골을 넣어줬다. 호주전에서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클린스만호는 2월 2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3일 오전 0시 30분) 호주와 대회 8강전을 치른다.
우승을 뚜렷한 목표로 삼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전부터 취재진과 팬들에게 ‘숙박을 결승전까지 예약하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조별리그에서 부진할 때도 그는 숙박을 결승까지 연장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훈련장에서 “취소가 불가능한 옵션으로 호텔 예약을 해도 되느냐”는 농담 섞인 질문이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박장대소하며 “‘만약’이라는 걸 무시할 수는 없다는 걸 나도 알고 있다. 결과가 안 좋게 나올 수도 있다는 게 머릿속에 맴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자마다 조금씩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난 프란츠 베켄바워 감독님 등 나를 지도한 분들로부터 최종 목표를 먼저 설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다”면서 “다만, 지금 당장은 호주전에 집중해야 한다. 다음 경기에서 이겨야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발 전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에서 회복 중인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에 대해서는 “건강하게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어 기쁘다. 몸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앞으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호는 사우디전 전반에 출범 이후 처음으로 스리백 수비 전형을 가동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으로서 여러 장의 카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제 (스리백 전술을 통해) 전반전 수비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후반전에 이른 실점을 해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포백으로 바꿨다”고 돌아봤다.
이어 “앞으로 어떤 상대를 만날지 모른다. 앞으로 스리백을 가동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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