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전서 경고받으면 ‘4강전 결장’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클린스만호가 힘겹게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10명으로 늘어난 ‘옐로카드’ 선수는 64년 만의 우승 도전에 ‘지뢰밭’으로 남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하고 8강행 티켓을 차지했다.
골키퍼 조현우(울산)의 두 차례 승부차기 선방에 힘입어 가까스로 8강에 진출한 클린스만호는 한국시간 2월 3일 0시 30분 알아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4강 진출을 다툰다.
클린스만호는 64년 만의 우승 탈환을 목표로 나섰지만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4경기에서 보여준 결과물은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기만 하다.
4경기 동안 한국의 공식 기록은 1승 3무(16강전 승부차기 승리는 무승부)다.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멀티골을 앞세워 3-1로 승리한 이후 요르단(2-2무), 말레이시아(3-3무), 사우디(1-1무 이후 승부차기 4-2 승)까지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력 뿐만 아니라 4경기를 치르면서 옐로카드를 받은 선수들도 쌓여갔다.
대표팀에서 16강전까지 옐로카드를 받은 선수는 모두 10명이다.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박용우(알아인), 김민재(뮌헨), 이기제(수원), 조규성(미트윌란), 손흥민(토트넘)까지 5명이 무더기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어 요르단과 2차전에서 황인범(즈베즈다)과 오현규(셀틱)가 경고를 받았고,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선 이재성(마인츠)이 옐로카드 대열에 합류했다.
사우디와 16강전에서 김영권(울산)과 이강인이 경고를 받으며 총 10명의 선수가 ‘옐로카드’를 품고 호주와 8강전에 나서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1차전부터 8강까지 경고를 한 차례만 받으면 4강전부터 초기화되지만 8강전까지 서로 다른 경기에서 경고 2개가 쌓이면 4강전에 출전할 수 없다.
애초 대표팀은 요르단과 2차전에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아 점수 차를 벌린 뒤 1차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던 선수들을 대상으로 경고 누적을 받아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 결장하고 16강전에 정상적으로 출전하는 ‘카드 세탁’ 작전을 고려했다.
하지만 요르단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카드 세탁’은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천만다행으로 경고가 누적된 선수가 없지만 호주와의 8강전에서 이들이 경고를 추가하면 4강전에 나설 수 없는 악재를 떠안게 된다.
무엇보다 핵심 공격자원인 손흥민, 이강인, 조규성, 이재성, 황인범을 비롯해 수비의 핵인 김민재와 김영권의 호주전 경고 누적은 전력 유지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호주는 유력한 우승 후보일 뿐만 아니라 체력에서도 한국 선수들을 앞서는 터라 강력한 몸싸움이 불가피해 영리한 경기 운영이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
팬들은 클린스만호가 경고누적 선수 없이 호쾌하게 호주를 꺾고 ‘옐로카드 제로’ 상태로 준결승에 진출하기만을 바라고 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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