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으로 비판에 시달린 조규성이 극장골로 클린스만호를 구해냈다.
31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의 대회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에 0-1로 끌려가던 순간 조규성은 추가시간 8분 설영우가 넘겨준 공을 헤딩으로 연결해 골망을 뒤흔들었다.
종료를 불과 1분 앞두고 터진 조규성의 득점 덕분에 한국 축구 대표팀은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승부차기에서 사우디를 제압하고 떳떳하게 8강에 올라섰다.
악플에 시달리던 조규성은 경기 후 승리의 기쁨보다 아쉬움을 더 많이 드러냈다.
그는 “이겨서 기분은 좋지만 찬스를 살릴 수 있었다.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아도 됐는데 많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의 부진을 생각한 듯 “(동점 골 당시) 엄청나게 좋아하지는 못했다”라며 “여태까지 (득점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이제 한 골 들어갔다’고 생각했다”라고 덤덤히 털어놨다.
또 “경기장에 왔는데 많이 본 경기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희찬이 형한테 물어봤다”라며 “가나전 경기장이라고 하더라. 듣자마자 ‘됐다’는 생각에 혼자 웃었다”라고 말해 흐뭇함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머리로 골을 넣으니까 인범이 형이 머리로만 축구하라고 했다. 인정하는 부분”이라며 웃었다.
황인범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동생이지만 동료로서 조규성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만약 규성이 같은 공격수였다면 정말 부담감이 컸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오늘 그렇게나 중요한 순간에 역할을 해줬다는 게 정말 대견하고 멋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팬분도 규성이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 같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8강 상대는 호주다. 조규성은 “(선수들) 키가 엄청나게 크던데 열심히 부딪혀 보겠다”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그러면서 축구 팬들에게는 “늦은 시간까지 경기 봐주셔서 감사드린다”라며 “선수들이 힘들게 한 경기, 한 경기 올라가고 있으니까 응원해 주신다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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