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하(카타르), 박대성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안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 혈투 끝에 4-2 승리를 거두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는 단연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한국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19분 이재성 대신 들어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상대 수비의 견제에 막혀 제대로 된 헤더를 시도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후반 추가시간 2분 이강인의 크로스를 받아 골대를 강타했다. 이에 축구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조규성은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가나전에 이어 다시 한번 기적을 썼다.
김태환의 크로스가 반대쪽에서 달려오던 설영우에게 향했고, 설영우가 이를 헤더로 받아 골문 앞에 있던 조규성에게 연결했다. 조규성은 헤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조규성의 동점 골로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고, 결국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취재진 앞에 선 조규성은 득점에 ‘감정이 올라왔을 것 같다’는 말에 “올라왔다기 보다 왜 이렇게 늦게 들어갔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간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는 말엔 “솔직히 크게 마음 고생은 안 했다”고 웃었다.
조규성은 “훈련에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 좋았다. 내면에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고 하다 보니 집중이 된 것 같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응원석에서 사우디 응원가가 커서 선수들이 신경썼을 것 같았다는 질문에 “솔직히 사우디 홈 경기장인줄 알았다”며 “그렇다고 저희 팬 분들 응원이나 함성 소리가 안 들렸던 것이 아니다. 거기에서 힘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선 후반 추가시간을 회상하며 “(이)강인이의 크로스를 받았을 때 ‘됐다’고 싶었는데, 그게 아쉽게 골대를 강타했다. 그 다음, (설)영우의 크로스를 받았을 땐 ‘골이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조규성은 “(교체 투입 당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들어갔기 때문에 무조건 골을 넣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조규성에게 골은 너무나 간절했고, 결국 힘들었던 감정을 조금이나마 털어내는 골을 완성했다.
조규성은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겠다”며 “라커룸에선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회복이 중요하기 때문에 잘 회복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극적으로 16강을 통과한 한국은 8강에서 호주와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호주는 16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4-0 대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클린스만 감독은 “약속은 하지 않는다. 축구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당연한 것은 없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대회에 나서겠다. 수준높은 팀들과 상대한다. 그들 상대로 우승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이 우승을 한 지 너무 오래됐다. 팀의 자질, 선수들을 보면 충분히 우승 가능하다.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 얼마나 힘든지 잘 느끼고 있다. 중동팀들의 장-단점, 동남아 팀들의 장단점을 알게 됐다. 쉽지 않겠지만 목표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8강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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