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경고·체중 감량으로 통합 2연패 의욕 드러내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어깨가 올라가는 순간, 우리는 꼴등으로 내려갑니다.”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일군 기쁨을 아직은 만끽해도 될법하지만, 김현수(35·LG 트윈스)는 강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30일 프로야구 LG 동료들과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김현수는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다는 만족감보다, 걱정이 더 크다”며 “올라가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렵다. 우리가 더 강해져야 정상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우리가 얼마나 더 강해져야 하고 강해질 수 있을지, 스프링캠프 기간에 후배들과 이야기해보고 싶다”며 “물론 나 또한 강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 강해져야 한다”는 의지를, 김현수는 캠프를 시작하기 전 ‘감량’으로 드러냈다.
오랜만에 김현수와 만난 사람들이 모두 “얼마나 살이 빠진 건가”라고 물을만큼, 김현수는 비시즌에 체중을 줄였다.
김현수는 “체중 조절은 늘 해왔다. 지난해 허리 부상 등으로 시즌 중에 훈련량이 부족해 이번에 살이 빠진 게 두드러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내가 단 음식을 좋아하는 데 최근에는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짜고 지켰다. 이번 비시즌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체중 조절을 하긴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옷들이 다 커졌다”며 “부상 탓이긴 해도 체중이 불어난 원인은 운동 부족이었다. 올해에는 시즌 중에도 체중을 잘 유지하겠다”고 자신을 다그쳤다.
지난해 김현수는 타율 0.293, 출루율 0.364, 장타율 0.383, 6홈런, 88타점을 올렸다.
준수한 성적이지만, 김현수에게는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였다.
김현수는 “지난해 개인 성적에 관한 아쉬움은 크다. 팀이 우승해서 묻혔다”며 “그만큼 비시즌에 열심히 준비했다. 준비한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많지만, 올해에는 더 정확하게 치고, 공을 멀리 날려서 지난해 가장 아쉬웠던 장타 부족을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현수에게 타율 0.330을 2024시즌 목표로 제시했다.
김현수는 “감독님이 엄청 높은 수치를 기준으로 제시하셨는데,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수가 반길 만한 소식도 들렸다.
KBO는 올 시즌에 수비 시프트를 제한하기로 했다.
시프트는 철저히 당겨치는 좌타자 또는 우타자를 봉쇄하고자 아예 한 쪽을 비워두고 내야수를 1, 2루 사이 또는 3루와 유격수 사이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전술이다.
김현수는 “안타라고 생각했던 타구가 야수에 잡힐 때 내가 소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나 자신이 느꼈다”며 “시프트 제한으로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라고 반겼다.
‘팀 전체’를 보는 김현수는 이번 캠프에서도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할 생각이다.
“훈련 열심히 하라는 말을 계속하게 될 것 같다”고 예고한 김현수는 체중이 불어난 2년 차 김범석을 보며 “범석이의 체중 감량도 돕겠다”고 ‘1차 타깃’도 공개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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