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아시안컵이나 월드컵 본선 있는 해에는 거의 못 쉰다고 생각해야죠.”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키치(홍콩)와 2023-24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를 앞두고 만났던 김진수(전북 현대)는 2023 아시안컵이 있는 연말과 연초를 사실상 휴식 없는 해로 못을 박았다.
아시안컵이 1월에 열리지 않았다면 월드컵 본선이 있는 해와 마찬가지로 1월은 대한축구협회 규정에 따라 특별 훈련 기간이 정해져 있다. 12월 13일 ACL 최종전을 치르고 26일에 대표팀에 소집 됐으니 김진수의 말이 틀린 것이 아니다.
김진수는 대표팀에 대한 사명감과 애정이 깊다. 전북에서도 그렇지만, 대표팀에서도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마다치 않는다고 한다. 이번 소집 기간도 국내에서 몸을 만들 때 상당한 집중력을 앞세웠다고 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잔부상으로 남모르게 마음고생했다는 후문이다. 대신 동료들이 잘해주기를 바랐다고 한다. 절친이자 동갑내기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부담 느끼지 않도록 조력자 역할에 충실 중이다.
김진수가 그리는 장면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 한 가지는 이미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당시 같은 소속팀이었던 조규성(미트윌란)의 머리에 크로스로 골에 도움을 줬다. 밖으로 나가려던 볼을 엔드라인 근처에서 어렵게 살려 크로스를 시도했고 그대로 머리에 맞아 들어갔다.
이번에도 조별리그부터 같은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지만, 바레인과 요르단전을 결장했다. 그 사이 대표팀은 경기력 부진으로 두들겨 맞았다. 교체 출전했던 말레이시아전에서는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들어가 정신없이 뛰었고 측면에서 황희찬(울버햄턴)과 활력소 역할을 하며 3-2 뒤집기에 기여했다. 마지막 실점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모두의 집중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힘을 쓰기 어려웠다.
이제는 온전히 단판 승부로 결과로 모든 것이 정리되는 시간이다. 김진수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선발 기회가 온다면 더 가열차게 뛰려고 한다.
아직 아시안컵에서 조규성의 머리에 칼날 크로스를 배달한 적은 없다. 김진수도 “아시안컵에서 한번 해보고 싶다. 제가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가 넣으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라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아직 골이 없는 조규성에게 도움을 주고 승리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김진수는 16강전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다. 2019년 UAE 대회에서는 바레인과 연장 승부에서 이용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그대로 머리로 받아 골맛을 봤고 4년 앞선 2015년 호주 대회에서는 8강(녹아웃 스테이지 첫 경기) 손흥민의 골에 크로스도 도움을 해줬다. 16강의 사나이라고 해도 무방한 김진수의 맹활약이다.
세월이 흘러 완숙한 남자가 된 김진수다. 공격 가담 능력도 좋고 수비도 끈기 있게 하는 김진수의 발이 8강 진출을 견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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