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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수재 혐의’ 단장-감독, 동시 구속 ‘사상 초유’ 사태 일어날까…장정석-김종국, 구속 여부는 언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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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서초동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서초동 박승환 기자]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국 KIA 타이거즈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모두 마쳤다. 이제 구치소로 이동해 재판부의 결정을 기다리게 됐다. 개인 비리로 인해 최근까지 사령탑을 역임했던 이가 구속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 어떠한 결과가 나오게 될까.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30일 서울 서초구의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장정석 전 단장. 장정석 전 단장은 오전 9시 56분 모습을 드러냈고, 김종국 감독은 이보다는 조금늦은 오전 10시 3분께 등장했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그리고 취재진과 첫 번째 만남에서 그 어떠한 질문에도 입을 열지 않는 모습이었다.

먼저 도착한 장정석 전 단장은 ‘후원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를 인정하는가?’, ‘받은 돈을 김종국 감독과 나눠가진 사실이 있는가?’, ‘박동원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한 것을 인정하는가?’,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그리고 김종국 감독 또한 ‘왜 구단에 알리지 않았는가?’를 비롯해 장정석 전 단장과 비슷한 질문을 받았는데, 그도 묵묵부답으로 서울중앙지법 건물로 들어섰다.

2024년 1월 30일 KIA타이거즈김종국전감독이배임수재등혐의에대한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심사)를위해서울중앙지법으로향하고있다./서초동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 1월 30일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정이 배임수재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서초동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들은 현재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 배임수재는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것을 의미한다. 장정석 감독은 지난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박동원(現 LG 트윈스)와 연장계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 KIA는 장정석 단장을 즉각 해임하기로 결정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검찰에 뒷돈 요구와 관련된 수사를 요청했다.

그런데 검찰은 지난해 11월말 장정석 전 단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범죄 혐의를 발견했다. 한 커피 업체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몇천만원의 금품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김종국 감독 또한 1억원 이상의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커피 업체가 김종국 감독, 장정석 전 단장에게 돈을 안긴 이유는 구단과의 후원 계약에서 힘을 써달라는 의미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장정석 전 단장에 이어 김종국 감독도 커피 업체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 지난 25일 한차례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KIA는 김종국 감독이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뒤늦게 한 ‘제보’를 통해서 이를 파악하게 됐다. 이후 KIA는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진행했고, 그 자리에서 검찰 조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당시 김종국 감독은 최근 불거진 독립리그 비리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고,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은 사안에 대해서도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KIA는 김종국 감독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으로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 진갑용 수석코치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 김종국 감독의 직무를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KIA는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김종국 감독의 거취를 결정할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 29일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일규)가 장정석 전 단장을 비롯해 김종국 감독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아직 유·무죄의 혐의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던 KIA는 김종국 감독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동행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야말로 스프링캠프 출발을 이틀 앞두고 ‘날벼락’을 맞은 셈이었다.

2024년 1월 30일 KIA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서초동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 1월 30일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정이 배임수재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서초동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지난해 정규시즌 개막 직전에 장정석 감독이 물의를 일으켰고, 이번에는 김종국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자 KIA는 감독 계약 해지를 발표한 이후 곧바로 “KIA 타이거즈 팬과 KBO 리그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야구 팬, 그리고 KBO 리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쳤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사과문을 통해 고개를 숙였다.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된 영장실질심사는 일찍 종료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매우 긴 시간 동안 진행됐고, 김종국 감독과 정정석 전 단장은 오후 12시 23분께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장정석 전 단장이 취재진과 마주했는데, 이번에도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뒤이어 나온 김종국 감독 또한 ‘묵묵부답’으로 일관, 재빠르게 서울중앙지법을 빠져나갔다.

통상적으로 오전에 시작된 영장실질심사의 경우 오후 5시 정도에는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은 구속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구치소로 이동해 대기한다. 구속이 확정될 경우엔 그대로 구치소에 머무르게 되며, 불구속이 된다면 여부가 확정된 이후 자택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일단 김종국 감독은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위법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이 모두 구속될 경우, 동시기에 한솥밥을 먹은 감독과 단장이 모두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일단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만큼, 구속과 불구속의 여부를 떠나서 기소는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연 이들이 어떠한 결말을 맞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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