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프로야구 KIA 김종국 전 감독이 후원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30일 전지훈련을 떠나는 KIA 선수들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KIA 챔피언스필드에 집결한 선수들은 전지훈련지인 호주행 비행기에 실을 훈련 장비를 옮기기 위해 분주했다.
양손 가득 짐을 나르며 서로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으나, 해외 전지훈련을 앞둔 선수단의 밝은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
김 감독 사건으로 취재진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듯 일부 선수들은 짐을 옮기는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주 출입구가 아닌 별도의 출입구를 통해 서둘러 구단 버스에 탑승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훈련 장비와 개인 짐은 부피와 무게 탓인지 짐을 싣는 별도의 화물차량에 실렸다.
KIA 심재학 단장도 이들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기만 할 뿐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구단 버스에 탑승하기 직전 격려하는 악수 정도만 나눴다.
팬 10여명도 챔피언스필드를 찾아와 전지훈련을 떠나는 선수들을 조용히 배웅했다.
각자 좋아하는 선수의 모습을 사진 찍거나 유니폼에 사인을 요청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대학생 김모(27) 씨는 “김 감독 사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전지훈련을 잘 소화해서 이번 시즌에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달 1일부터 열리는 호주 스프링캠프는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진행된다.
김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은 KIA 타이거즈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각각 1억원대와 수천만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현직 프로야구 감독이 개인 비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KIA는 김 전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두 사람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예정이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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