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또 한 명의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KIA 타이거즈는 초대 김동엽 전 감독(1982년)부터 김응용 전 감독(1983~2000년), 김성한 전 감독(2001~2004년), 유남호 전 감독(2005년), 서정환 전 감독(2006~2007년), 조범현 전 감독(2008~2011년), 선동열 전 감독(2012~2014년), 김기태 전 감독(2015~2019년), 맷 윌리엄스 전 감독(2020~2021년), 김종국 전 감독(2022~2023년)까지 총 10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김동엽 전 감독과 김응용 전 감독은 해태 사령탑이었고, KIA 시대를 열어젖힌 이후로만 따지면 프랜차이즈 감독은 김성한 전 감독, 선동열 전 감독, 김종국 전 감독까지 3명이었다. 유남호 전 감독과 서정환 전 감독도 KIA 색채가 강하지만, 유남호 전 감독은 태평양 돌핀스, 서정환 전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에서도 선수생활을 했다. 엄밀히 따지면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감독은 아니었다.
그런데 세 명의 KIA 프랜차이즈 스타는 모두 감독으로 변신해 팀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기지 못했다. 김응용 전 감독이 9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물한 뒤 조범현 전 감독(2009년), 김기태 전 감독(2017년) 등 공교롭게도 비 타이거즈 출신 인사들이 KIA에 통합우승을 안겼다.
대구 출신 조범현 전 감독은 OB 베어스와 삼성에서 뛰었고, 김기태 전 감독은 광주 토박이지만, 정적 현역 시절 쌍방울 레이더스, SK 와이번스에서 뛰었다. 때문에 KIA는 해태 시절 포함 아직 선수와 감독으로 동시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본 인사가 없다.
어떤 종목이든 감독을 선임할 때 항상 큰 기대를 걸고, 나름의 확고한 선임 이유가 있다. KIA가 김성한, 선동열, 김종국 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도 현역 시절 명성을 지휘봉을 잡고도 이어 달라는 염원이 투영돼 있었다.
또한, 세 명의 KIA 프랜차이즈 감독은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스타들이었다. 결과적으로 감독 시절은 아쉬움만 삼켰다. 김성한 전 감독은 2002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으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특히 2002년엔 LG 트윈스, 2003년엔 SK에 잇따라 업셋을 당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삼성에 2005년 부임하자마자 통합 2연패를 안겼다. 2010시즌에 예상 외의 정규시즌 2위를 이끌고도 한국시리즈서 SK 스윕패한 여파로 계약기간 4년을 남기고 전격 퇴진했다. 그래도 1년간 야인 생활 이후 고향팀에 복귀해 뭔가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2012~2014년 KIA는 5위, 8위, 8위에 그쳤다. 선동열 전 감독은 고향팀에선 끝내 포스트시즌을 밟지 못했다. 그래도 2014시즌 직후 재계약을 맺었으나 팬들의 성화를 못 이긴 채 사퇴를 선언하고 결별했다.
김종국 전 감독도 선동열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마지막이 안 좋은 케이스로 기록되고 말았다. 2022시즌에 KIA를 4년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시켰으나 2023시즌엔 선발투수들의 부진과 주축들의 줄부상으로 6위에 머물렀다. 2024시즌은 계약 3년의 마지막 해. 그 어느 시즌보다 좋은 성적이 기대됐다.
그러나 KBO리그 최초 현직감독의 배임수재 혐의에 의한 구속영장 청구라는 흑역사를 남기고 퇴진했다. KIA 역사상 가장 명예롭지 못하게 옷을 벗은 감독이 됐다. 훗날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야구계에 복귀할 수도 있지만, 현 시점에선 야구계 퇴출이 유력해 보인다.
KIA는 곧바로 새로운 사령탑 선임작업에 돌입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감독으로 재미를 못 봤는데, 이번엔 어떤 선택을 내릴까. KIA의 감독 선임 역사를 보면 특별히 프랜차이즈 순혈주의를 고수하지 않는다. 오직 철저한 검증에 의한 선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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