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최병진 기자] 어쩌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격지심이 아닐까 싶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16강전을 치른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하루 전에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기대가 많이 되는 경기다. 토너먼트 첫 경기를 빨리 치르고 싶다. 사우디라는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 항상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하길 바란다. 내일도 그럴 것 같은데 잘 이겨내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첫 답변이 끝남과 동시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한 사우디 취재진이 질문을 건넸다. “토너먼트에서 일본을 피하는 것에 성공을 했다. 말레이시아전에서 추가시간에 실점을 하고 미소를 지은 건 어떤 의미인가?”라는 물음이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전에서 승리했다면 조 1위가 될 수 있었다. E조 1위로 16강에 오를 경우 상대는 D조 2위 일본이었다. 하지만 무승부에 그치면서 조 2위에 머물렀고 16강 상대는 F조 1위인 사우디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한국이 16강에서 일본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무승부를 거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전해졌다.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단 모두 “우리는 조 1위를 원했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 했지만 의심은 이날도 계속됐다.
클린스만 답변도 변함이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본을 피하려고 한 적이 없다. 우리의 목표는 조 1위였다. 말레이시아전에 85%의 볼점유율을 가지고도 일찍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해 불안했는데 그때 실점을 해서 나온 허탈한 웃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사우디 취재진의 압박은 계속됐다. 해당 기자는 “사우디는 강한 팀이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사우디를 꺾은 적이 없다” 등의 말을 통해 묘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일본 피하기’ 의혹을 삼아 “사우디를 무시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였다.
하지만 그러한 메시지는 자격지심에 더욱 가까워 보였다. 현재 아시안컵에서의 한국의 경기력을 보고 사우디와의 경기를 쉽게 생각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 조별리그 졸전으로 사우디의 승리를 예상하는 의견이 더 많을 정도다.
사우디 취재진은 이러한 한국의 분위기는 파악을 못한 듯 자신들의 강함을 강조했다. 오히려 과한 경계로 ‘사우디는 여전히 한국이 두려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치 상대하기 싫었던 한국을 16강에서 만나 생긴 불만을 표출하는 것 같은 모습만 남긴 장면이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