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 아르테타 / 사진 = GettyImages 제공 |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날 것이라고 밝히며 후임 감독으로 미켈 아르테타(아스널) 감독이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영국 축구 전문가들이 이를 일축했다.
최근 유럽축구계 감독들의 사임이 이어졌다. 2015년부터 리버풀을 세계 최정상 구단으로 이끈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바르셀로나의 레전드 사비 감독 또한 팀을 떠날 것이라 밝혔다.
사비 감독은 28일(한국시각)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 3-5 역전패 후 기자횐견에서 “이번 시즌이 끝나면 나는 바르셀로나를 떠날 것이다. 6월 30일이다. 후안 라포르타 회장과 코칭스태프들과 논의 끝에 결정했다. 바르셀로나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 결정이 팀의 전반적인 상황을 완화시킬 것으로 본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며칠 전 이 결정을 내렸다. 이제 이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또한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비 감독이 6월 30일 이후 팀을 떠날 것”이라며 “그는 지금의 결정이 팀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알렸다.
사비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레전드다. 어린 시절부터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다.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줄곧 바르셀로나에서 뛰며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함께 세계 최정상 프로팀으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 주역이었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함께 최고의 미드필더로 평가받았다.
2015년 카타르 리그의 알 사드에서 황혼기를 보낸 그는 2019년 현역 은퇴 후 곧바로 감독으로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2021년 위기에 빠진 바르셀로나가 손을 내밀자 단걸음에 달려와 팀을 이끌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코로나19 이후 팀의 재정이 무너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비 감독은 첫 시즌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승점 15점 차로 라리가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에는 바르셀로나가 다시 한번 유럽 무대 정상을 탈환하기 위해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고, TV 중계권료 일부를 비롯해 팀 내 수익 구조에 변화를 주며 경제적 레버를 활성화해 팀의 미래를 대가로 선수단 보강에 나섰다. 그 결과 사비 감독은 리그 최소패, 최소실점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스페인 프로축구 슈퍼컵인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2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부진 중이다. ‘돌풍’ 지로나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레알이 바짝 추격 중이다. 리그 중반기를 넘어 후반기로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바르셀로나는 3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함께 승점 44로 선두권과 10점 차다. 따라잡을 수 있는 상황이나, 최근 흐름을 고려했을 때는 쉽지 않다.
더욱이 시즌 중반으로 향하며 바르셀로나는 삐걱거렸다. 수페르코파에서 레알에게 타이틀을 빼앗겼고, 코파 델레이에서는 아틀레틱 빌바오에게도 패했다. 비야레알전까지 최근 5경기 2승 3패다.
결국, 계속되는 비판 속 사비 감독은 사임을 결정했고, 이를 선수단은 사비의 연설을 들으며 눈물을 보이기까지도 했다.
바르셀로나는 사비 감독의 후임을 물색해야 한다. 남은 기간은 약 5개월이다. 그 사이 다시 한번 팀 재건을 위한 적합한 인물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현재 아스널에서 인상적인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는 아르테타 감독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스페인 ‘스포르트’는 “아르테타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아스널측에 계약 해지 가능성을 전달했다. 그는 아스널 보드진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에 이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시에 바르셀로나 고위층이 그를 높게 평가해 후임 감독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2016년 현역 은퇴 후 펩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맨체스터 시티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준비했다. 2019년 친정팀인 아스널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아르테타는 첫 감독직을 수행하기 위해 친정팀으로 향했다.
초반부터 지도력을 인정받은 아르테타 감독은 크고작은 위기를 넘기며 아스널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우승 가능성까지 열며 기대감을 모았고, 이번 시즌 또한 상위권에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비 감독의 사임과 함께 바르셀로나의 후임 감독 유력 후보로 떠오른 것. 하지만 현지 기자들은 이를 일축했다.
아스널 소식에 정통한 찰스 와츠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스페인의 보도에 너무 빠지지 않아도 된다. 사비 감독의 사임 후 이런 일은 불가피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아르테타 감독이 경기전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할 것이나, 사실여부를 그 전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확언했다.
와츠 외에도 ‘토크 스포츠’의 수석 축구 기자 알렉스 크룩 역시 “아르테타 감독과 아스널을 둘러싼 이야기에 대해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그는 2025년까지 계약돼 있다”고 말했고, 영국 ‘스카이스포츠’ 또한 “아르테타 감독은 아무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반박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이다. 1997년 입단해 2002년까지 몸담았다. 하지만 프로팀에서는 뛴 적이 없다. 파리 생제르맹으로 임대된 후 레인저스(스코틀랜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에버턴, 아스널(이상 잉글랜드)에서 활약하다 은퇴했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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