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억울함을 토로했다.
사비 감독이 이끄는 바르셀로나는 28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2라운드 비야레알과 경기에서 3-5로 패배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전 막판부터 끌려갔다. 제라르 모레노에게 전반 41분 선취골을 얻어맞았고, 후반 9분에는 일리아스 아코마치에게 추가골까지 헌납했다. 후반 15분 일카이 귄도안의 추격골이 터졌지만,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페드리가 후반 23분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26분에는 에릭 바이의 자책골까지 나오며 역전에 성공했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곤살루 게데스에게 종료 6분 전 동점골을 허용했다.
90분의 정규시간이 끝났고, 8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다. 양 팀의 경기는 그대로 끝나는 듯했지만 비야레알이 다시 역전했다. 추가시간 9분 알렉산더 소를로스가 득점했고, 호세 루이스 모랄레스가 추가시간 12분에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충격적인 패배였다. 바르셀로나 홈에서 열린 경기였고, 비야레알의 순위는 14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승점 3점을 쌓는 데 실패하며 선두권 추격에 제동이 걸렸다. 1위 레알 마드리드와 승점 10점차다.
경기가 끝난 뒤 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사비 감독이 자진 사임을 한 것이다. 사비 감독은 ”나는 6월 30일부터 더 이상 바르셀로나 감독직을 수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싶다.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며 한 명의 바르셀로나 팬으로서 방치할 수 없다”고 전했다.
사비 감독은 지난 1998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사비는 바르셀로나에서 뛰면서 8번의 프리메라리가 우승과 4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사비는 바르셀로나를 떠난 후 알 사드에서 4년 동안 더 활약한 후 선수 생활을 마쳤다. 사비는 2019년부터 2년 동안 알 사드 감독을 맡은 후 지난 2021년부터 바르셀로나를 지휘했다.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지난 시즌 라리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사비 감독은 바르셀로나에서 위기를 맞이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슈퍼컵에서 1-4 대패했고, 바르셀로나가 25일 열린 아틀레틱 빌바오와 코파 델 레이 8강전에서도 4실점하며 2-4 완패를 당했다. 리그에서도 1위 레알과 승점 10점차로 뒤져있어 사실상 우승에 실패했다.
실패한 시즌을 보내자 현지에서는 사비 감독의 경질설이 흘러나왔다. 사비 감독은 슈퍼컵 결승전이 끝난 뒤 “선수들로부터 신뢰를 잃으면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나타냈지만, 이날 경기에서도 패배하자 사비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팀을 떠나며 사비 감독은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는 항상 존중 받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낀다. 그것이 클럽이 일하는 방식”이라며 “정신적으로도 힘든 일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나의 결정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바르셀로나의 알렉스 퍼거슨이 될 수 있을지 여러 차례 물었다. 사실 여기서는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바르셀로나 감독이 되는 것은 너무 어렵다. 그들이 어떻게 날 죽이고, 비판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팬들은 ”사비 감독을 공격한 사람들이 부끄럽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최선을 다했다”, ”바르셀로나는 사비가 오기 전 더 나쁜 성적을 거뒀지만, 그는 라리가 트로피를 얻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억울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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