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트렘스카는 46년 만에 호주오픈 예선 통과 후 4강 ‘이변’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다닐 메드베데프(3위·러시아)가 4시간 접전 끝에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8천650만 호주달러·약 761억원) 남자 단식 4강에 진출했다.
메드베데프는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11일째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서 후베르트 후르카치(9위·폴란드)를 3-2(7-6<7-4> 2-6 6-3 5-7 6-4)로 제압했다.
2021년 US오픈 챔피언인 메드베데프는 호주오픈에서는 2021년과 2022년 준우승에 이어 4강에 세 번째 진출했다.
또 지난해 윔블던 4강, US오픈 준우승에 이어 최근 메이저 3개 대회 연속 4강 성적을 냈다.
메드베데프는 이어 열리는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알렉산더 츠베레프(6위·독일) 경기 승자와 4강에서 맞대결한다.
메드베데프는 이날 5세트 게임스코어 3-3에서 후르카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다.
키 198㎝인 메드베데프와 196㎝ 후르카치가 벌인 ‘장신 선수 맞대결’에서 후르카치는 서브 최고 시속 224㎞를 찍으며 서브 에이스 16개를 기록했다.
메드베데프는 서브 최고 시속 209㎞에 에이스는 11개였다.
특히 후르카치는 이번 대회 서브 에이스 87개로 최다를 기록 중인 선수다. 2위는 69개의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로 차이가 꽤 난다.
메드베데프는 토털 포인트에서도 156-169로 열세를 보였으나 고비마다 절묘한 코스 공략으로 후르카치를 따돌렸다.
후르카치는 2021년 윔블던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4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앞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전에서는 예선을 통과한 다야나 야스트렘스카(93위·우크라이나)가 린다 노스코바(50위·체코)를 2-0(6-3 6-4)으로 물리치고 4강에 합류했다.
호주오픈에서 예선을 거친 선수가 여자 단식 4강까지 오른 것은 1978년 크리스틴 매티슨(호주) 이후 올해 야스트렘스카가 46년 만이다.
남녀 단식을 통틀어 예선 통과 선수가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차지한 것은 2021년 US오픈 여자 단식 에마 라두카누(296위·영국)가 유일하다.
야스트렘스카는 2022년 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침공당하자 동생 이반나와 함께 부모님과 헤어져 보트를 타고 우크라이나에서 루마니아를 거쳐 프랑스로 탈출한 사연으로 잘 알려졌던 선수다.
2022년 3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리옹오픈 준우승 상금(1만4천545 유로)을 전액 우크라이나 지원 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날 승리 후에는 TV 중계 카메라에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국민들이 자랑스럽다'(I’m proud of our fighting people from Ukraine)는 메시지를 적었다.
2000년생 야스트렘스카는 2019년 윔블던 16강이 자신의 메이저 최고 성적이었으나 이번에 4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1회전에서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7위·체코), 16강에서 빅토리야 아자란카(22위·벨라루스)를 꺾는 등 메이저 챔피언 출신들을 줄줄이 돌려세웠다.
야스트렘스카는 4강에서 정친원(15위·중국)-안나 칼린스카야(75위·러시아) 경기 승자를 만난다.
한편 주니어 남자 단식 16강에 나갔던 김장준(21위·이하 주니어 랭킹·오리온)은 아미르 오마르카노프(26위·카자흐스탄)에게 1-2(3-6 7-5 0-6)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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