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졸전을 거듭하고 있다. 승리는커녕 골조차 없다.
중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카타르에 0-1로 졌다.
조별리그를 마친 중국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무 1패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중국이 조별리그에서 1승도 하지 못한 건 1976년 아시안컵 이후 처음이다. 당시 1무 1패로 승리 없이 대회를 마무리했다.
득점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쉬운 골 찬스에서도 결정력이 크게 떨어졌다. 지키는 축구가 강요됐다. 자연스레 승리 확률이 크게 떨어졌다.
조별리그 세 경기 연속 졸전. 16강 진출은 희박해졌다.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다. 같은 날 열린 타지키스탄과 레바논 경기 결과로 중국은 생존 희망이 생겼다. 타지키스탄이 레바논을 2-1로 이기면서 중국이 승점 2점으로 3위, 레바논이 승점 1점으로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레바논과 타지키스탄은 한 명이 퇴장 당하는 혈전을 벌였고 추가 시간은 16분이 주어졌다. 타지키스탄이 2-1로 레바논을 제압해 승점 3점을 확보해 레바논이 최종적으로 탈락하게 됐다. 이번 아시안컵은 조 3위 팀 중 상위 4개국이 16강에 오른다. 현재 각 조 3위 팀 중 바레인과 인도네시아가 승점 3점으로 중국에 앞서 있다. 남은 자리는 2자리. 중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있지만 희박한 확률이다.
이날 중국은 장유닝과 웨이 시하오가 전방에서 카타르 골문을 노렸다. 허리에선 왕 샹위안, 우 시, 린 리앙밍이 뛰었고 포백은 류양, 주천제, 장광타이, 장린펑, 류빈빈이었다. 골키퍼 장갑은 얀 쥔링이 꼈고 주전급 공격수였던 베테랑 우레이는 벤치를 지켰다. 지난 두 경기에서의 부진이 선발 라인업에 영향을 줬다. 특히 무득점 공격수 우레이를 선발에서 배제했다. 카타르는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했기에 대거 로테이션을 활용했다. 조별리그 2차전까지 맹활약했던 아피프는 벤치를 지켰다. 골키퍼도 백업 알시브에게 장갑을 맡겼다. 전방에선 알라에딘, 압두리사그, 마지드가 뛰었고 허리에선 마샬 하템, 아사달라를 배치했다. 수비는 알라위 코우키, 알리 알브레이크 등이 활약했다.
중국은 전반 초반부터 카타르 수비 측면을 공략했다. 카타르는 로테이션을 활용했지만 중국 허리를 절묘하게 공략하며 흔들었다. 전반 16분에 다가설 무렵에도 중국 박스 안팎에서 얼리 크로스를 시도하며 박스 안에 꽤 많은 공격을 배치했다. 카타르는 전반 중반에 다가서자 점점 볼 점유율을 회복했다. 중국은 파이브백으로 수비에 집중하면서 카타르 침투 패스를 끊으려고 했다. 중국의 덫에 걸리지 않으려고 카타르는 천천히 볼을 돌렸다. 카타르는 매섭게 중국 진영에 달려들어 슈팅 수를 늘렸다. 중국은 간헐적인 역습 이후 카타르 진영에 볼을 전달했는데 사하오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인사이드에 정확하게 댔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득점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측면에서 볼 컨트롤을 하면서 카타르 수비에 균열을 내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이 몇몇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위협적이지 않았다. 밀집 수비로 카타르 공격을 틀어막으려고 하자, 카타르는 측면에서 크로스로 공중볼 다툼을 시도했다. 전반 추가 시간 3분에 사하오가 또 슈팅을 했는데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카타르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골키퍼와 최전방 공격수를 교체했다. 후반 6분 마지드가 하프 스페이스를 파고 들어 슈팅까지 시도해 중국 골망을 조준했다. 반대 쪽에서 레바논이 1골을 넣어 리드를 잡았던 상황에 중국은 조 3위로 추락했다. 코너킥에서 세트피스로 카타르 골망을 노렸지만 카타르 수비 벽에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중국은 후반 15분 우레이와 쑤신을 준비했다. 하지만 카타르가 세트피스에서 환상적인 득점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후반 19분 아피프가 올린 볼을 알 하이도스가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카타르는 주전 공격수 조합으로 선제골을 넣고 더 분위기를 올렸다.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 모인 홈 관중들도 열띤 응원을 보냈다. 중국은 남은 시간 동점골에 총력을 다했다. 교체로 들어왔던 우레이가 전방에서 사력을 다해 뛰었지만 영향력은 떨어졌다. 결국 경기는 중국의 패배로 끝났다.
조별리그 전경기 무득점에 중국 대표팀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중국 주전 공격수 우레이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 우레이는 중국 대표팀 주전급, 베테랑 공격수로 줄곧 선발로 출전했다. 타지키스탄과 조별리그 1차전과 레바논과 2차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내지 못했다. 특히 레바논전에서 빈 골대에 가까운 장면에서 득점하지 못하자 중국 누리꾼과 언론들은 “우레이가 빈 골대에 골을 넣길 거부했다”고 탄식했다.
엄청난 비판에 카타르와 조별리그 최종전엔 벤치를 지켰다. 2018년 체코전 이후 6년 만에 교체 출전이었지만 만족스런 결과는 아니었다. 조별리그 3연승에 홈에서 환상적인 골로 이긴 카타르 선수들은 웃으며 공동취재구역을 떠났다. 한참 뒤에 나온 중국 선수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지나갔다. 잉글랜드, 네덜란드, 독일 무대를 경험했던 장위닝은 뒤에 오는 선수들에게 인터뷰를 미뤘다. 우레이는 마지막 즈음에 인터뷰 카메라를 스쳐갔다. 기자들이 인터뷰를 요청하자 잠시 멈칫하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이내 카메라에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우레이는 역대 중국 A매치 최다 득점자다. 가장 믿을 만한 공격수다. 레바논전 부진으로 팬들의 반응은 차갑다. 특히 경기 직후 “우레이가 빈 골대에 골을 넣길 거부했다. 중국 언론들은 팬들의 의견을 실으며 “이건 범죄다. 완전히 절망적이다. 중국 팬들은 탄식했다”라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 ‘소후’는 “레바논전에서 선발로 뛰었지만 또 득점에 실패했다. 중국 역대 최다 득점자인 우레이는 현재까지 아시안컵 8경기에 출전해 2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우레이는 66분 동안 몽유병에 걸린 듯 부진한 경기력이었다. 박스 안에서 자신감이 떨어졌고 기회를 잡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앞서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을 상대로 모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득점 부진 속에 조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은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조 1위 통과가 확정된 카타르에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라 자칫 패하면 레바논-타지키스탄의 결과에 따라 순위가 내려갈 수도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얀코비치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조 3위는 생각하지 않겠다. 카타르를 이기고 16강에 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팀 전체적으로 동기부여가 되어 있다. 모든 걸 쏟아부어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할 준비가 됐다”며 “2연승을 기록한 카타르는 강한 팀이다. 좋은 폼을 가진 팀이지만 우리도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는 걸 알고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조 1위를 확정한 카타르는 로테이션을 예고했다. 중국전을 패해도 1위로 16강에 오르는 만큼 토너먼트를 대비해 무리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카타르 2군을 상대하는 면에 부담이 한결 줄었다. 하지만 얀코비치 감독은 “우리 운명은 우리 손에 달려있다. 카타르가 라인업을 어떻게 구성하든 우리는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며 “다른 상대, 다른 조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카타르전을 이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16강에 오르려면 골이 필요했다. 지난 2경기에서 24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골을 넣지 못했다. 나름대로 유럽을 경험한 우레이(상하이 하이강)를 비롯해 장위닝(베이징 궈안), 탄룽(창춘 야타이) 등 해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공격진에 있어 지금의 무득점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레바논전에서는 에이스라던 우레이가 빈 골대 상황에서도 득점에 실패했다. 크게 실망한 중국 여론은 “레바논전에서 좋았던 공격 기회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장린펑(상하이 하이강)의 크로스에 이은 우레이의 헤더가 나왔던 전반 마지막 장면과 우레이가 제대로 슈팅하지 못한 후반 장면 뿐”이라고 실망했다.
얀코비치 감독의 지도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매체 ‘시나 스포츠’는 “얀코비치 감독의 중국은 기술과 전술적인 패턴이 없다. 선수단 노쇠화도 심하다. 이번 대회 24개 팀중 평균 연령이 29.7세로 두 번째로 고령”이라고 지적했다. 역대 아시안컵 최악의 결과도 가능하다. 중국은 그동안 13회 본선 진출로 아시안컵 단골이었고, 최고 성적도 1984년 싱가포르 대회와 자국에서 열렸던 2004년 대회에서의 준우승으로 나쁘지 않다. 최근에도 2015년 호주 대회와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모두 8강까지 순항했다.
이번 대회는 다르다. 지금 중국은 무득점 탈락 기로에 섰다. 중국은 앞선 12번의 아시안컵에서 단 한 번도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친 적이 없다. 성적이 어떻듯 골은 기록했었다. 중국이 생각하기도 싫은 굴욕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아시안컵이 열리기 전부터 삐걱거렸다. 새해 벽두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총 네 차례 평가전을 펼쳐 2승 2패를 기록했다. 따지고 보면 낙제점에 가깝다. 중국이 이긴 2승의 상대들은 UAE 2부리그와 3부리그의 클럽이었다. 정작 2패를 기록한 건 같은 국가대표 간의 평가전이었다. 상대적으로 약체라 할 수 있는 오만과 홍콩에 2연패를 당했다.
전력 노출을 우려해 비공개로 진행된 두 차례 평가전에서 중국이 연패를 기록하자 중국 팬들의 실망이 컸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8강 진출을 목표로 하는 중국이 오만에 패한 것을 두고 “볼 수 없게 비공개로 진행해서 다행이다”라고 자조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언론들은 패배에 크게 충격받지 않았다. 오히려 아시안컵을 대비한 준비 과정에 계획된 패배처럼 이해하고 있다. 본 무대를 앞두고 체력 훈련이 한창인 것을 감안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홍콩에도 패하니 위기감이 드리워졌다. 중국이 홍콩에 패한 건 1985년 이후 39년 만이다. 늘 홍콩은 아래로 내려다봤던 중국인데 이번 평가전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패를 당해 아시안컵에서 창피를 당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팽배해졌다. 걱정대로 성적이 나오자 대표팀에 상당한 실망을 표하고 있다.
중국은 일찌감치 26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하고 중동으로 넘어왔다. 기대감 속에 준비 과정을 오래 밟았지만 저조한 득점력으로 상당히 부진하다. 두 경기 동안 24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골을 넣지 못했다. 나름대로 유럽을 경험한 우레이(상하이 하이강)를 비롯해 장위닝(베이징 궈안), 탄룽(창춘 야타이) 등 해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공격진에 있어 지금의 무득점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력도 좋지 않다. 특히 레바논과 2차전은 지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레바논이 두 차례나 크로스바를 때리는 가운데 중국도 난타전 양상으로 대응했다. 골을 넣을 기회도 있었다. 그런데 빈 골대 상황에서도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19분 측면에서 공격해 박스 안으로 볼을 투입했는데 레바논 골키퍼 손에 튕겨 나온 볼을 밀어 찼다. 골라인을 넘길 수도 있었던 긴박한 상황에서 우레이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데 레바논 최종 수비에게 막혔다.
두 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로 이번 아시안컵에 대한 중국내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시나스포츠’는 “레바논전에서 좋았던 공격 기회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장린펑(상하이 하이강)의 크로스에 이은 우레이의 헤더가 나왔던 전반 마지막 장면과 우레이가 제대로 슈팅하지 못한 후반 장면 뿐”이라고 실망했다. 무엇보다 득점 패턴을 잃은 게 크다. 중국이 카타르와 최종전에서도 무득점에 머물면 최악의 기록을 쓰게 된다. 중국은 앞선 12번의 아시안컵에서 단 한 번도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친 적이 없다. 성적이 어떻듯 골은 기록했었다. 중국이 생각하기도 싫은 굴욕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중국 축구팬들은 최종전을 앞두고 악착 같은 분위기를 바라고 있는데 오히려 여유로워 보인다. ‘시나 스포츠’는 중국 대표팀의 한 관계자의 인터뷰를 빌어 “이 시점에는 사실 기술적인 면이나 전술적인 면에 대해 크게 할 말은 없다. 카타르전에서 필요한 건 골이다. 얀코비치 감독도 선수들에게 힘을 내라고 격려했다”고 했다. 이어 “레바논전이 끝나고 전체 휴식을 가졌다. 한 선수는 ‘기분을 바꾸고 긴장을 풀게 하는 휴식은 언제나 좋은 선택이다. 생각해보면 중국은 골을 내준 적도 없고, 패한 적도 없다. 아직 조별리그를 통과할 좋은 위치에 있다. 카타르전에 자신감이 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에 중국 팬들은 “말문이 막힌다”, “그래 아쉽게도 실점하지 않았네”, “뻔뻔하다” 등 대표팀에 날선 반응을 보였다.
카타르전을 앞두고 중국의 비밀병기라는 웨이시하오도 소용 없었다. 웨이시하오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보아비스타에 진출해 뛰었던 경험이 있다. 긴 기간은 아니지만, 유럽 축구의 맛을 보고 왔다는 점에서 우레이를 대체할 자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도 출전 경험이 있는 웨이시하오다. 측면과 중앙 공격 모두 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웨이시하오는 스피드가 장점이다. 카타르 수비가 빠르지 않다는 점에서 뒷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중국 최대 포털 중 하나인 ‘소후’는 웨이시하오의 출전 가능성을 지적하며 “부상으로 두 경기를 결장하던 웨이시하오가 명단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가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라며 선발 출전을 기원했다. 예상대로 웨이시하오가 카타르전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득점 가뭄은 이어졌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비테세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장위닝(베이징 궈안)과 함께 시너지도 발휘 못했다.
아시안컵에서도 중국은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형편없었다. 여전히 아시아 상위권 국가들과 격차가 크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한 대회였다.
16강에 가더라도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동안 축구에 대한 막대한 투자에도 오랫동안 뚜렷한 성과가 없는 중국이다. 아시안컵에서도 현실만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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